해병특검 방문한 임성근 전 사단장 "혐의 인정되면 나부터 기소하라"
의견서 전달 기자회견…"혐의 뒷받침할 근거 없으면 풀어줘야"
출입 막혀 20여분 '우두커니'…해병대 예비역 20여명 규탄 구호
출입 막혀 20여분 '우두커니'…해병대 예비역 20여명 규탄 구호
2025년 07월 29일(화) 14:09 |
![]()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29일 업무상과실치사상 사건 신속 결정 요청서 제출을 위해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을 찾았지만, 출입문이 닫혀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
임 전 사단장은 29일 서울 서초동 해병특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먼저 저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가 있는지 밝히고, 그 혐의가 인정되면 저부터 기소해달라”고 밝혔다.
그는 “저를 구명하기 위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에게 로비했다는 의혹이나, (누군가) 저를 혐의자에서 부당하게 뺐다는 의혹 등은 제 잘못이 있었다는 것이 인정된 이후에 따지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본인의 혐의를 소명하는 게 채상병 사건의 첫 번째 쟁점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임 전 사단장은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과 달리 대원들에게 수중수색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중수색 지시를 받은 부하 장병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설사 그 사람의 말이 거짓이라고 하더라도 그 진술을 그대로 인정하겠다”며 “만약 제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면 이제는 저를 수사절차에서 풀어달라”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 같은 의견을 담은 요청서와 참고 자료를 특검에 제출하려 했으나, 특검은 사전 조율 없는 방문이라며 출입을 막았다.
임 전 사단장은 돌아가지 않고 사무실 출입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었고, 20여분을 기다린 끝에 사무실에서 한 수사관이 내려와 서류를 받아 갔다.
이날 현장에는 해병대 예비역 20여명이 찾아와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내내 임 전 사단장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살고 싶으면 진실을 말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든 채 임 전 사단장을 향해 “후배들 보기 창피하지 않냐”, “해병대의 전통과 명예를 지켜라” 등을 외쳤다.
임 전 사단장은 이들을 향해 “소리 지르지 말고 차분히 대화하자”며 자제를 촉구하다가 결국 자리를 피했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순직한 채상병의 부대장으로, 구명조끼 등 안전 장비를 지급하지 않고 무리한 수색 작전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해병대 수사단 초동조사에서 혐의자로 적시됐다가 이른바 ‘VIP 격노’ 이후 혐의자에서 제외됐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구명로비 의혹도 제기됐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 2일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해 조사받았고 지난 18일에는 자택을 압수수색 당했다.
특검팀은 채상명 사건의 발단이 된 임 전 사단장의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좀 더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에는 임 전 사단장의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와 관련해 조사가 많이 이뤄지지는 않았다”며 “필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가 더 이뤄져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정유철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