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러시아에 ‘50일’ 최후통첩…우크라 지원·협상 병행 압박
영·독 등 방공무기 추가 지원…이스탄불서 3차 협상 가능성도 제기
2025년 07월 22일(화) 06:56
영국 국방장관 존 힐리(왼쪽),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루스템 우메로우(가운데), 독일 국방장관 보리스 피스토리우스(오른쪽)가 지난 6월 4일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 뒤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대화하고 있다. 이 회의는 나토 국방장관 회담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서방 주요국들이 러시아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0일 내 휴전’ 시한을 제시한 가운데, 유럽은 방공무기 지원을 확대하며 러시아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방위 대응에 나섰다.

21일(현지시간) AP·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과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 공동 주재로 50여 개국이 참여한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제29차 회의가 화상으로 개최됐다.

이날 회의에는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신임 사무총장과 알렉서스 그린케위치 나토 유럽동맹 최고사령관(SACEUR),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등도 회의에 참석해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영국은 최근 두 달간 1억5000만 파운드(2780억원) 상당의 무기 지원에 이어 추가 방공 장비 제공을 예고했으며, 독일도 35㎜ 대공포 탄약 22만 발 지원에 동참하기로 했다.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성명에서“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협상장으로 이끌기 위한 ‘50일 드라이브’를 강화해야 한다”며 러시아를 향한 압박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러시아가 50일 안에 휴전하지 않으면 러시아와 교역하는 국가에도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측도 군사 지원 확대를 요구했다.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올해 50억 유로(8조1000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dpa 통신이 전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총사령관도 “방공 시스템과 연계 미사일, 장거리 무기, 포탄, 장갑 기술, 대피 장비, 전자전 시스템, 레이더, 드론 시스템 등이 여전히 급하다”고 말했다.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프랑스를 대신해 우크라이나의 주권, 영토 보전, 우크라이나 국민의 자유에 대해 흔들리지 않는 지지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3차 협상이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인디펜던트 튀르키예판은 이날 외교 소식통을 인용,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 대표단이 23일 또는 24일 이스탄불에서 회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양국은 지난 5월과 6월 두 차례 협상을 진행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주 러시아에 협상 재개를 제안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그러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0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평화에 열려 있지만 러시아의 목표가 여전히 최우선이라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 국영TV에 “이는 긴 과정이며 노력이 필요하고 쉽지 않다”며 “중요한 것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협상 조건으로 점령지의 영토 인정,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 군사력 제한 등을 요구해 왔다. 이날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향해 대규모 공습을 감행해 2명이 사망하고 어린이 포함 15명이 부상당했다.
최동환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