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대통령 사과에 희망 가졌어요"
李대통령 정부 대표해 공식 사과
여객기 참사 유가족 60여명 참석
사고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촉구
"국민들이 잊지않고 기억해주길"
2025년 07월 21일(월) 18:51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최모(33)씨가 남긴 추모글. 정승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사과로 조금의 위안을 얻었습니다. 사고가 은폐되지 않고 해결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겼어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일 사회적 참사 유가족들에게 정부를 대표해 공식 사과를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통령과의 만남에는 유가족협의회 60여명이 참석해 2시간 가량 의견을 전달했다.

이들은 이 대통령의 공식 사과에 위안과 함께 진상규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다고 입을 모았다.

인도에서 근무를 하던 김모(53)씨는 지난해 연말 태국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 것이 마지막 만남이었다. 참사로 인해 배우자와 두 아들을 잃은 김씨는 아직도 공항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유가족들이 사고 조사에 의심을 하지 않도록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라고 했다”며 “이 대통령 덕분에 위안을 얻고 끝까지 진상규명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진상 조사 과정에서 정보 공개가 투명하고 정확하게 되지 않는 점이 우리는 답답하고 안타깝다”며 “시간은 흐르지만 그저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호소했다.

또한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이 철저히 이뤄지고 국민들이 이 참사를 잊지 않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줄 것을 바랐다.

그는 “무안공항 활주로 둔덕이 규정에 맞게 설치됐는지 여부 등을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고 아직도 존치 중인 둔덕을 조속히 제거해야 한다”며 “또한 한 명도 기소가 되지 않은 참사 책임자에 대한 처벌도 속도가 붙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참담한 사고는 우리 곁에 누구든지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진실이 은폐되고 축소되지 않길 바란다”며 “아직 끝나지 않은 이 상황을 국민들이 좀 더 기억해주고 적극적으로 지지를 해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제주항공 참사로 생애 첫 해외여행을 떠난 아버지를 잃은 또 다른 유가족 최모(33)씨도 같은 마음이었다.

최씨는 “먼저 대통령과의 경청 행사에 초청받아 자리를 마련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했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참사를 바라보는 것처럼 느껴졌다”면서 “이 대통령이 어떻게든 해결을 해주려는 의지와 진상규명이 이뤄질 수 있다는 희망이 느껴지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최씨는 참사 당시를 떠올리며 대형 참사 앞에 개인으로서의 무력함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최씨는 “사고 당시 신원 확인하는 부분을 포함한 모든 과정이 개인의 힘으로 할 수 없었다”며 “사고조사위에서 브리핑해주는 날만을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진상규명에 속도가 붙을 수 있도록 사고조사위원회의 인력이 충원되길 바랐다.

최씨는 “현재 10명 남짓한 사고조사위원회 인원들이 약 7건을 동시에 조사를 하고 있고 그 중 하나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인 것으로 안다”면서 “인력이 충원돼 조사에 속도가 붙고 참사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고가 일어난 원인이 규명돼 같은 사고를 겪는 이들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면서 “우리를 잊지 않고 기억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승우 기자 seungwoo.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