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고가도로 옹벽 붕괴…차량 매몰돼 40대 운전자 숨져
2025년 07월 17일(목) 06:49
지난 16일 오후 경기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의 10m 높이 옹벽이 도로로 무너지며 차량 2대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경기 오산시에서 고가도로 옹벽이 붕괴되며 차량이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해 40대 남성이 숨졌다.

지난 16일 오후 7시 4분께 경기 오산시 가장동 가장교차로 수원 방면 고가도로 10m 높이 옹벽이 붕괴돼 아래 도로를 지나던 승용차 1대를 덮쳤다.

이 사고로 매몰된 차량 운전자 A(40대)씨는 사고 발생 5시간 만에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으나 병원으로 이송된 뒤 숨졌다.

소방당국은 주변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매몰 차량이 1대인 것을 확인하고 굴착기 4대를 동원해 구조 작업을 벌였다. 차량은 무게 180톤, 길이 40m 규모의 구조물에 완전히 깔린 상태였고, 구조대원들은 콘크리트 잔해 제거 후 삽으로 흙을 퍼내고 차량 일부를 절단해 A씨를 구조했다.

A씨는 이날 오후 8시 50분 차량 안에서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으며, 완전 구조까지는 1시간 이상이 더 소요됐다.

앞서 사고 발생 3시간 전인 오후 4시, 고가도로 상부 수원 방면 차로에 수십 ㎝ 크기의 포트홀이 발생했고, 경찰과 오산시는 오후 5시 30분부터 해당 차로를 통제했다. 하지만 고가도로 아래 도로는 통제되지 않아 사고를 피하지 못했다.

이날 오산 지역에는 64㎜의 비가 내렸고, 사고 직전 한 시간 동안 시우량은 39.5㎜를 기록했다.

폭우가 옹벽 붕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사고 현장을 방문해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번에 내린 비가 60여㎜ 정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었는지 등을 포함해 사고원인을 파악할 수 있도록 경찰과 협조하겠다”며 “사고 원인을 정확히 분석한 뒤 분명한 책임 소재를 따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소방과 경찰은 사고 경위와 붕괴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추가 붕괴 위험에 대비해 현장 안전 진단과 복구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이정준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