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레바논·시리아 동시 공습…레바논 동부서 12명 사망
네타냐후 “접경지역 비무장화 조처”
부패 재판 앞두고 내부 정치 위기 분산용 분석도
2025년 07월 16일(수) 07:52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연기 피어오르는 시리아 남부 스웨이다시 인근.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레바논과 시리아에 동시다발적 공습을 감행하며 중동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5일(현지시간) 레바논 동부 베카 계곡 일대의 헤즈볼라 특수부대 라드완 목표물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헤즈볼라 대원들이 이스라엘 공격을 위해 훈련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이스라엘 공군 전투기들이 레바논 동부 베카 지역 내 헤즈볼라 테러 목표물을 향해 다수의 공격을 시작했다”며 “공격받은 시설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공격을 위해 대원을 훈련하는 데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공습에 대해 “헤즈볼라와 협정을 준수해야 할 책임이 있는 레바논 정부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레바논 국영 통신은 이날 이스라엘군이 동부 베카 계곡의 시리아 난민 캠프를 공격해 최소 1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해 11월 휴전 이후에도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모두 병력을 철수한다는 합의를 놓고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의 ‘전략적 거점’ 5곳에 병력을 유지하며 헤즈볼라를 공습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또 시리아 남부 드루즈족 거주지인 스웨이다 지역도 이날 공격했다고 시리아 국영 뉴스통신 사나가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카츠 국방장관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접경 지역의 비무장화를 위한 조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지역은 최근 부족 간 유혈 충돌로 100명 이상이 숨진 민감한 분쟁 지역으로, 이스라엘의 개입에 대한 국제적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가자지구 공습도 계속돼 이날 하루 최소 23명이 숨졌다고 알자지라방송이 전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전날 78명이 사망하는 등 2023년 10월 전쟁 발발 이래 이스라엘의 공격에 따른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5만8386명, 부상자는 13만9077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군사 행동은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위기 국면과 맞물려 해석되고 있다. 이날 초정통파 정당인 토라유대주의연합(UTJ)이 연정을 이탈하면서 네타냐후는 의회 과반(120석 중 61석)을 간신히 유지하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6개월간의 탐사취재 결과를 전하며 부패 혐의로 기소되고 실각 직전까지 내몰린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에게 닥친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가자지구 전쟁을 연장해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최동환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