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0세기 아시아문화 엿보는 국제 플랫폼"
ACC, 첫 공개 수장고 가보니
유네스코·실크로드 유산 등
서·남아시아 유물 수집 박차
복합공간 '창제작센터' 눈길
유네스코·실크로드 유산 등
서·남아시아 유물 수집 박차
복합공간 '창제작센터' 눈길
2025년 07월 15일(화) 17:17 |
![]()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문화정보원 지하 4층에 자리한 수장고에서는 아시아 전역에서 수집한 소장품들을 엿볼 수 있다. ACC 제공 |
15일 찾은 광주광역시 동구 ACC 현장. 문화정보원 지하 4층에 자리한 수장고에 들어서자, 아시아문화박물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총망라한 집약체가 한눈에 들어왔다. 총 1만9017점에 이르는 소장품들은 16세기부터 20세기까지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수집된 유물들을 비롯해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전역에서 건너온 생활문화품으로 구성됐다.
이곳에 보관된 인도네시아 무카무카무 컬렉션(6323점), 누산타라 컬렉션(1만2258점), 중앙아시아 실크로드 관련 유물(377점) 등은 향후 10년은 거뜬히 ACC 전시를 책임질 자산으로 손색이 없었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바틱, 크리스(전통 단검), 와양 인형을 비롯해, 17세기에 제작된 고가구 벤치 같은 진귀한 유물들까지 눈길을 사로잡았다. ACC의 국제 네트워크 성과를 실로 체감케 한 내용물들이었다.
수장고가 단순한 보관 공간이 아니라, 아시아 문화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아카이브이자 연구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ACC는 현재 상대적으로 소장품이 부족한 서아시아와 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유물 수집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오는 10월30일에는 중앙아시아실을 새로 개관해, 실크로드의 역사와 정서를 보다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날 ACC에서는 수장고 외에도 창제작센터가 함께 공개됐다. 이곳은 약 1000평 규모로 영상·음향·공예 분야 전반을 아우르는 창작 인프라가 집약된 복합 공간이었다.
입체음향제작실은 VR 콘텐츠와 대형 영화 제작에 활용되는 수준의 음향 시스템을 복합적으로 갖췄으며, 해외에서도 보기 드문 독자적 제작 환경을 자랑한다. 입체영상제작실은 게임 캐릭터 개발과 미디어아트 제작에 활용되는 시설로, 최근 미디어아티스트들이 작업을 테스트하고 실험하는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밖에도 용접실과 도색실 등이 완비됐고, 레지던스 작가들이 상주하며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제작실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한편 ACC는 장기적으로 아시아의 다양한 생활상을 담은 유물들을 보존·복원해 나가며, 고대 문화재 중심의 타 박물관과는 차별화된 노선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광주 부설주차장 부지에 연면적 2237㎡ 규모의 제2 수장고를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으로 포화 상태에 이른 소장품 공간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상욱 ACC 전당장은 “개관 10주년인 올해, 이제야 첫발을 뗀 기분”이라며 “10년 후에는 아시아 최고 문화복합센터를 넘어, 세계 시민들과 아시아 문화를 함께 나누는 국제적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