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트럼프 관세 발언에 ‘피로감’…보합권 혼조 마감
관세 불확실성에 시장 내성…반도체·구리·의약품 영향 주시
2025년 07월 09일(수) 07:54
뉴욕증권거래소. 연합뉴스
뉴욕증시가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관련 발언에도 피로감이 누적된 듯 큰 반응 없이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65.60포인트(0.37%) 내린 44,240.76에 마감했으며, S&P500지수는 0.07% 하락한 6,225.52, 나스닥지수는 0.03% 오른 20,418.46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관세는 8월 1일부터 시행되며 연장은 없다”고 밝히며 강경한 입장을 재차 내놨지만, 투자자들은 잦은 번복에 익숙해진 분위기다. 전날엔 협상 여지에 따라 부과 시점을 연기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는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도 예고했다. 의약품은 최대 200%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지만, 반도체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구리엔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고, 이 여파로 뉴욕선물시장(COMEX)에서 구리선물 가격은 한때 17% 폭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안토니오 가브리엘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부과가 확정되면 물가상승률이 0.1%포인트 오르고, 성장률은 같은 폭만큼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제조업 핵심 소재인 구리에 대한 고관세가 인플레이션 불씨를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2.72% 급등한 반면, 유틸리티와 필수소비재는 1% 이상 하락했다.

테슬라와 엔비디아는 1%대 강세를 보였고, 특히 엔비디아는 시총이 3조9000억달러를 넘기며 4조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1.80% 상승하며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흐름을 반영했다.

트럼프가 친환경 보조금 축소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에너지 관련주는 강세를, 태양광주는 약세를 나타냈다. 셰브론은 3.96%, 엑손모빌은 2.77% 상승한 반면, 선런은 11%, 퍼스트솔라는 6% 넘게 하락했다.

은행주는 실적 시즌을 앞두고 HSBC의 투자의견 하향 조정 여파로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3% 넘게 하락했고,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도 약세였다.

금리 동결 전망은 유지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7월 기준금리 동결 확률은 95.3%, 연말까지 2회 인하 가능성은 43.7%로 나타났다. 시장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VIX지수는 5.51% 하락한 16.81을 기록했다.
최동환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