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09일(수) 07:3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핵심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이르면 이달 말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우리는 의약품, 반도체, 몇몇 다른 것들에 대한 관세를 곧 발표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품목과 조치 시점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의약품에 대해선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하기 위해 1년에서 1년 반의 유예기간을 줄 것이며, 이후에는 200% 수준의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해외 제약사들의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이전토록 압박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반면 반도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관세율이나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수입 구리에 대해서는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관련 포고문에 서명할 예정이며, 이르면 7월 말이나 8월 1일 발효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 검토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조치다. 이 조항은 특정 수입품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이 관세 등 규제를 단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상무부는 해당 품목의 안보 위협 여부를 조사한 뒤 보고서를 제출하고, 대통령은 90일 이내 결정을 내리게 된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구리에 대한 조사는 마쳤고 조사 결과를 대통령에게 넘겼으며, 반도체와 의약품도 이달 말까지 조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각 회의에서 “기업들에게 유예기간을 주고, 이후에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했다”며 “세부 내용은 대통령이 직접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러트닉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14개 교역국에 관세 서한을 보낸 데 이어서 향후 이틀간 15~20개 교역국에도 서한을 보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