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광장·정상연>나를 춤추게 하는 민생회복지원금
정상연 문화학 박사
2025년 07월 08일(화) 13:41 |
![]() 정상연 문화학 박사 |
대통령이 바뀌면서 정치·사회를 비롯한 문화예술 전반에까지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이 묻어나고 있고 감성적으로도 국민들에게 위안을 주고 있다. 다른 이들은 어찌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필자는 요즘 매일 노래하고 싶다. 춤도 추고 싶다. 그리고 내일이 또 기다려진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조금 있으면, 진짜 며칠만 있으면 서민 경제 회복을 위한 민생지원금이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존 재난지원금과는 달리 지금의 경제를 빠른 속도로 부양(浮揚)시키고자 하는 정책의 일환일 것이다. 이를 두고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가 있긴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다수의 국민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두 의견 모두 나라를 사랑하는 진정성에 발로인 것이다. 전자는 어려운 서민 경제에 직접적이고 긍정적인 효과를, 후자는 국가 재정에 부담이 된다는 것과 일회성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찌하겠는가? 지금 당장 죽게 생겼다는데! 주위를 살펴보면 “잘살고 있다.”, “행복하다.”라고 말하는 사람들보다 “어렵고 힘들다.”라고 호소하는 이들이 훨씬 더 많이 있는듯하다. 소상공인들은 내수 부진과 매출 감소 등으로 폐업 위기에 직면해 있고, 소비물가 인상과 소득의 감소는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더욱 무겁게 만들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의 영향으로 가계 부채 부담이 커진 탓도 있을 것이다.
특히 예술인들의 삶은 더욱 숨 가쁘다. 탄핵 여파로부터 시작해 계속되는 악재로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은 물론이고 그들의 결과물에 대한 소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어 보인다.
일반적으로 대부분 예술인들은 개별적 창작활동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고 가끔은 작품을 기반으로 한 한시적인 계약을 맺기도 하지만 빈번히 실업 상태에 놓이게 된다. 국가나 관계 기관의 지원 금액도 제한적이거나 대상 선정 기준이 까다로워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예술인이 허다하다. 이러한 어려운 시점에 정부가 추진하는 신속한 민생 지원은 문화예술인의 생존권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 살아가는 것은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조선시대에도 기근(飢饉)이나 재해(災害)로 인한 백성들의 삶이 곤고(困苦)해지면 왕들은 곳간 문을 열어 민심을 달랬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구제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18세기부터 20세기까지 300년 동안 부를 유지했던 경주 최부자 집도 흉년이 들면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하기 위한 도덕적 책임을 다했다고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문화예술에 대한 적극적 관심을 보였고 대선 후보 당시 문화예술 예산을 GDP 대비 2%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리하여 ‘글로벌 소프트파워 빅5 문화강국’을 선언하게 된 것이다.
며칠 전에는 문화예술인들과 함께하는 자리에서 “문화예술인들의 문화 활동은 우리 전체 삶의 수준을 한 단계 올리는 공적 기능이기에 장기적으로 문화예술인을 위한 투자 개념으로 기본소득과 같은 방안을 도입해보자.”라고 밝혔다. 이처럼 지금의 정부가 문화예술 분야에 보이는 적극적이고 긍정의 표현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동시에 우려도 남는다. 이러한 관점에, 눈에 보이는 화려한 숫자로 드러난 K-콘텐츠, 팝 등과 같은 문화 산업 분야에만 집중이 되면서 순수 예술 분야에는 그림자가 생길 수 있음을 걱정하는 것이다. 본립도생(本立道生)이라는 말이 있다. 기본이 바로 서면 나아갈 길이 보인다는 것이다. 문화강국의 기본은 기초에 있음을 잊지 않고 순수 예술 분야에도 많은 관심과 투자가 있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