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선의 사진풍경 240>어머님의 고무신
박하선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2025년 07월 03일(목) 17:20
어머님의 고무신
자식, 며느리 왔다고

텃밭에서 일손을 멈추고 들어오신 어머님

흰 고무신 두 짝

문지방에 벗어 놓으셨다



고무신 안에는 흙들이 눌려 있어

아직도 따뜻하다

땀과 바람

하루의 고단함이 고스란히 밴 채였다



그 흙은 단지 밭의 것이 아니다

굴곡진 삶과 말 없는 인내가

고스란히 밟히고 스며든 시간이다



흙 묻은 고무신은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듯하지만

어머님의 하루는 쌓여온 삶을 두고
이제 멈춰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