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잃은 영산강 살리려 시민들 행동에 나선 것"
영산강살리기네트워크 양효식 정책위원장
영산강 주변 주민 300여명 동참
"자연성회복 위해 해수유통 시급"
영산강 주변 주민 300여명 동참
"자연성회복 위해 해수유통 시급"
2025년 06월 29일(일) 13:32 |
![]() 양효식 영산강살리기네트워크 정책위원장 |
양효식 영산강살리기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생태학을 전공한 환경운동가다. 현재는 광주·전남환경단체인 ‘영산강살리기네트워크’에서 활동하며 하굿둑 개방과 수질 개선을 위한 시민운동에 힘쓰고 있다. 그에게 영산강은 단순한 강이 아니다. 태어나 자라고, 시대의 변화를 함께 겪어온 터전이자 기억이다.
“처음 하굿둑 착공은 박정희 정부 시절이었죠. 국가 사업이고, 쌀이 부족했던 시절이다 보니 대부분 환영했어요. 반대라는 개념도 없었고, 정보가 일방적이었어요. 지금처럼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던 때였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현실은 달라졌다. 강은 흐르지 않게 됐고, 자연은 조용히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강이 죽고 있어요. 흐르지 못하니 오염이 누적되고, 바닥에는 전이층이 쌓여 여름이면 악취가 심합니다. 강은 흘러야 강이죠.”
김 정책위원장은 특히 4대강 사업 이후 오염이 더 심화됐다고 지적한다. 그는 “보가 생기면서 비점오염원인 하수, 축산분뇨, 농약 등이 유입돼 흐르지 않고 정체되면서 부영양화가 극심해졌어요. 녹조 현상도 흔해졌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한 수질 악화에 그치지 않는다. “퇴적물이 분해되면서 이산화탄소도 많이 발생한다. 물속 유기물이 썩으면서 나오는 거죠.” 그렇다면 해답은 무엇일까. 그는 “물이 흘러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는 “하구를 개방해 물이 자유롭게 흐르게 하면, 지금 쌓인 오염물도 자연스럽게 제거된다. 바다도 마찬가지예요. 바다는 스스로 영양분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하구에서 유기물이 들어가야 생명체가 살아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산강의 미래를 ‘생산적 생태공간’으로 그린다. 수질을 개선하고, 해수 유통을 통해 수산 자원을 회복하며, 나아가 지역경제와도 연결되는 활용 방안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그는 “이제는 산업화 시대를 지났다. 인구도 줄고, 지역은 소멸 위기에 처해 있어요. 더는 과거처럼 ‘쌀’만을 위해 자연을 막을 수는 없다. 이제는 자연과 공존하는 방식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산강살리기네트워크는 출범한지 10여년이 넘었다. 영산강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30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단체의 목적은 남도의 젓줄인 영산강의 자연성 회복이다. 그중 가장 심각한 하굿둑 개방에 입을 모으고 있다.
그는 “이런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많은 분들이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저도 그중 한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어요. 강은 스스로 말하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는 대신 말해야 한다”며 “영산강 하굿둑이 열리고, 강이 다시 흐르는 그날까지 저를 비롯한 회원들은 멈추지 않고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곽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