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2035년까지 국방비 GDP 5%로 증액 합의…트럼프 “역사적 승리”
국방비 직접 3.5%+간접 1.5%로 ‘5%’ 달성
우크라 나토 가입 언급 빠져…공동성명 대폭 축소
우크라 나토 가입 언급 빠져…공동성명 대폭 축소
2025년 06월 26일(목) 07:45 |
![]()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 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나토(NATO)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에 따르면, 회원국들은 GDP의 최소 3.5%를 핵심 국방 수요에, 최대 1.5%를 인프라 보호·방산기반 강화에 사용하기로 했다. 전체 국방비를 GDP 대비 5%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합의다.
이는 2014년 채택된 현행 목표치인 2%에서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해 온 5% 증액안을 그대로 수용한 셈이다. 나토는 2029년 전력환경과 군사목표 개편 상황을 바탕으로 해당 목표의 이행 여부를 재점검할 방침이다.
이번 공동성명은 전체 분량이 A4 한 장, 총 5개 문단에 그쳤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한 언급이 빠졌고, 러시아에 대해서도 “유럽-대서양 안보에 대한 장기적 위협”이라는 짧은 표현만 담겼다.
지난해 워싱턴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는 우크라이나의 회원 자격 추진과 400억 유로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지만, 올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없는 주권적 약속을 재확인한다”는 정도로 간략히 마무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5% 증액 합의에 대해 “그 누구도 가능하리라 예상하지 못한 역사적 수치”라고 평가하며 “미국, 유럽, 서구 문명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나토 조약 5조(집단방위 원칙) 이행에 대해 “정의에 따라 다르다”며 모호한 입장을 보였던 그는, 이번 합의 직후 “나는 5조를 지지한다. 그래서 내가 여기 있는 것”이라며 태도를 바꿨다.
공동성명에도 “한 국가에 대한 공격은 전체 동맹에 대한 공격이라는 원칙을 철통같이 지킨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한편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한국의 위성락 안보실장을 포함한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4개국(IP4)과도 첫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 성명에는 “국제 규범에 기반한 질서를 지키고, 안정적이며 번영하는 세계를 위해 국방지출을 늘리고 방위산업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IP4 공동성명이 나토의 국방비 증액 발표와 같은 날 발표되면서, 한국 방산업계의 유럽 수출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되고 있다.
최동환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