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사고 오명' 광주 제석산 구름다리 아래 터널형 구조물 추진
특별교부세 15억원 요청
2025년 06월 25일(수) 14:27
광주 남구 제석산 구름다리. 남구청 제공
광주광역시 남구가 빈번한 추락사고로 안전 대책이 요구된 제석산 구름다리 아래에 터널형 복개 구조물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5일 남구에 따르면 최근 제석산 도로 터널 복원 사업을 위한 재난 안전 특별교부세 15억원을 광주시에 요청했다.

제석산 구름다리 아래 왕복 2차선 도로에 철근 콘크리트 또는 강관 파이프 등으로 터널형 복개 구조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남구는 길이 40m, 높이 8∼12m 구조물을 설치하고 그 위에 3∼7m 토사층을 만들어 나무를 심을 계획이다.

녹지 공간이 추락 사고가 발생해도 그 충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남구는 이후에도 예산을 추가로 확보해 구조물 길이를 130m까지 늘이고, 그 위에 재차 식수해 생태 공간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도로는 1997년 제석산 일부를 깎아 관통하는 방식으로 개설됐다.

도로 탓에 보행이 제한된다는 민원이 제기되자 1999년에는 37m 높이 구름다리가 지어졌다.

산등성이 2개를 잇는 구름다리는 여러 산책로를 오갈 수 있게 했지만, 자살 등 잦은 추락 사고로 우려를 낳았다.

2017년 이후에만 이곳에서 모두 7명이 숨졌다.

남구는 철제 울타리 높이를 1.2m에서 2m로 늘렸으나 추락 사고는 반복됐다.

올해에만 3번째 사고가 발생하자 구름다리 아래에 와이어 그물망을 상단 1천322㎡, 하단 548㎡ 규모로 이중 설치하기로 했다.

그물망과 완충 시설 등 보강 계획에 추락을 예방하지 않고 충격을 완화하는 식의 대책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남구 관계자는 “터널형 구조물 설치와 관련한 재난 안전 특별교부세를 신청했으나 아직 막연한 구상 단계라서 사업 내용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며 “추락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여러 가지 안을 종합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