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충돌 여파…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긴급 회항
봉쇄 움직임에 긴장 고조
초대형 유조선, 초입서 회항
그리스 “항로 재검토” 경고
초대형 유조선, 초입서 회항
그리스 “항로 재검토” 경고
2025년 06월 23일(월) 09:55 |
![]() 호르무즈 해협과 트럼프 대통령의 두상. 로이터=연합뉴스 |
블룸버그 통신은 22일(현지시간) 코스위즈덤레이크호와 사우스로열티호가 페르시아만을 향해 항해하다가 호르무즈 해협 초입에서 방향을 틀어 아라비아해 쪽으로 되돌아갔다고 보도했다. 두 선박은 각각 200만 배럴 규모의 석유를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유조선이다.
항로 변경은 GPS 장애나 통신 이상 같은 외부적 결함이 아닌, 해역의 급격한 위험 상승에 따른 자발적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항해에서 화물을 실지 못한 채 회항했다는 점에서, 해협 통과의 리스크가 운송 수익을 넘어섰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해상 운송량의 약 25%, LNG 해상 운송의 20%가 통과하는 전략 요충지다. 수심이 얕고 항로가 제한적인 이 해역은 대부분 이란 영해를 지나야 하기 때문에, 이란이 사실상 해협의 통제권을 쥐고 있다.
실제 이란 의회는 미국의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한 상태다. 다만 최종 결정은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의 몫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실제 봉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리스 해양부는 유조선 통과 계획을 재검토하고 인근 안전 항구에서 대기할 것을 해운사들에 권고했다. 세계 최다 유조선 보유국인 그리스는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통과를 유보하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가 접촉한 그리스 해운사 3곳 중 1곳은 호르무즈 해협을 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다른 1곳은 계속 상황을 관망하겠다고 전했다. 나머지 1곳은 통과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아 위험을 감수하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위험도가 상승할수록 운임도 함께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선주는 경고를 무시할 가능성도 있다.
미군이 주도하는 다국적 연합 해상정보센터(JMIC)는 미국 및 관련 해운사의 경우 항로 변경을 강력히 권고하며 “의심스러운 상황 발생 시 반드시 보고하라”고 당부했다. JMIC는 다만 “현재까지는 미국과 연계된 일부 선박이 무사히 통과한 사례도 있어 이는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신호”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중동 해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원유 수급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향후 이란의 실제 봉쇄 조치 여부와 해상 충돌 가능성이 전 세계 해운과 에너지 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노병하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