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때리고 집속탄 사용…이스라엘·이란 전쟁 격화
이스라엘 '레드라인' 만지작…체르노빌급 재앙 우려
항전 선택한 이란, '반인도적 무기' 사용하며 위협
테헤란 등 필사의 탈출…트럼프 개입 저울질에 긴장 증폭
항전 선택한 이란, '반인도적 무기' 사용하며 위협
테헤란 등 필사의 탈출…트럼프 개입 저울질에 긴장 증폭
2025년 06월 20일(금) 11:14 |
![]() 이란 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바이츠만 과학연구소.연합뉴스 |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이란 아라크 중수로 핵시설, 나탄즈 핵시설과 함께 부셰르 원전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가 부셰르 원전을 언급한 것은 실수였다고 정정 발표를 했다
하지만 공격이 없었다고 하지 않고 공격 여부를 확인도 부인도 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원전 공격'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양새를 취했다.
페르시아만(걸프 해역) 연안에 있는 부셰르 원전은 이란과 러시아의 합작으로 건설된 원자력 발전소다.
이 원전이 공격받아 대규모 핵사고가 날 경우 이란은 물론이고 오만, 바레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인접국들은 생존 위기에 몰릴 수 있다.
이들 국가는 걸프 해역의 바닷물을 담수화해 식수로 활용하고 있는데, 바닷물이 방사능에 오염될 경우 식수가 3일 안에 고갈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스라엘의 집중적인 미사일 시설 타격에 궁지에 몰린 이란은 집속탄 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이스라엘 중부 지역에 떨어진 이란의 탄도미사일 가운데 최소 1발은 집속탄 미사일인 것으로 확인했다.
집속탄은 하나의 탄두 안에 수십∼수백개의 새끼 폭탄이 들어있다가 폭발과 동시에 새끼 폭탄이 사방으로 확산하는 무기다. 민간인과 군인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적 살상력 때문에 '비인도적 무기'로 분류된다.
이란이 이번에 사용한 탄두는 지상 약 7㎞ 상공에서 약 20개의 새끼 폭탄으로 쪼개져 약 8㎞ 반경 지역에 흩뿌려지는 방식인 것으로 전해졌다.
새끼 폭탄 중 하나는 이스라엘 텔아비브 부근 아조르 지역의 민가를 덮쳐 소형 로켓에 맞먹는 피해를 줬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스라엘이 지난 13일 이란의 핵·군사 시설과 고위장성, 핵 과학자를 기습 공격하면서 시작된 이번 분쟁으로 인한 사상자는 계속 늘고 있다.
이날 오전 이스라엘 남부 베에르셰바의 소로카 병원에 날아든 이란 미사일로 인한 부상자는 240명에 달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이란 공격에 의한 이스라엘 내 사망자는 최소 24명이다.
미국 워싱턴을 기반으로 하는 이란 인권단체는 이란에서 민간인 263명을 포함해 최소 639명이 사망하고, 1천3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했다.
이란은 지난 16일 사망자를 224명이라고 발표한 이후 사상자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을 지원해 전쟁에 개입하는 방안을 저울질하면서 긴장 수위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2주간의 최종 현상 시한을 제시하면서 핵무기 개발 포기를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수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사실에 근거해 나는 앞으로 2주 안에 갈지 말지(공격에 나설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개입 카드를 완전히 접지 않은 상황에서 미군이 충돌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정황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 공군기지에서는 수송기 및 정찰기 등 군용기 약 40대가 이동 조치된 것으로 관측됐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필사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각국 정부도 이란에서의 자국민 대피를 서두르고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을 떠나려는 자국민을 위해 군용기, 민항기, 전세기, 크루즈선 등을 대피용으로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