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선별 믹스 현금성 지원…4인가족 평균 100만원
●새 정부 첫 추가경정예산
1인당 최대 52만원 연내 지급
지역화폐 총 29조원 발행 지원
장기연체 빚 5천만원까지 탕감
AI 등 신산업 투자에 1조2천억
2025년 06월 19일(목) 18:34
이재명 정부가 경기 부진 극복을 위해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해 소비를 북돋는다. 전 국민 5117만명에게 지급하되 소득에 따라 액수에 차등을 두는 보편·선별 믹스(mix) 방식으로, 일반적인 4인 가족 기준으로 총 100만원이 올해 안에 지급된다.

정부는 19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소비 진작책 등을 담은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의결했다.

◇ 전 국민 1인당 15만∼52만원 지급

총 13조2000억원의 소비 여력을 보강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국민 1인당 15만∼52만원어치가 지급된다. 1차로 일반 국민 4808만명에게 15만원이 지급된다. 차상위계층 18만명에게는 30만원이, 기초수급자 271만명에게는 40만원이 지급된다. 2차로는 건강보험료 등을 기준으로 하위 90%에게 1인당 10만원이 지급된다. 1·2차를 합하면 1인당 지급 쿠폰 액수는 △소득 상위 10%(512만명) 15만원 △일반 국민(4296만명) 25만원 △차상위 계층(38만명) 40만원, 기초수급자(271만명) 50만원이다.

여기에 84개 농어촌 인구소멸지역민에게는 1차 지급 때 1인당 2만원이 추가 지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1인당 최대 지급액은 52만원이 된다. 일반적인 4인 가족을 기준으로 보면 총 100만원이 지급된다.

지급 수단은 지역사랑상품권, 선불카드, 신용·체크카드 등으로, 현금 지급은 하지 않는다.

◇ 1등급 냉장고 등 구매 가격 10% 리펀드

정부는 소비 인센티브에도 1조원을 더 투자해 경기 부양에 나선다.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에 국비 지원을 6000억원 더 투입해 역대 연간 최대 규모인 29조원어치 발행을 지원한다. 정부는 국비지원율도 차등 상향해 할인율을 5∼10%에서 7∼15%로 높일 계획이다.

내수 경제 활성화와 전력 소비 저감 유도를 위해 3261억원을 투입해 고효율 가전기기 구매 지원에도 나선다. 에너지 효율 등급제가 적용되는 냉장고·에어컨·TV·식기세척기·의류건조기 등 11개 품목의 에너지 소비 효율이 높은 가전을 사면 240만명에게 구입가의 10%(최대 30만원)를 돌려준다. 서비스 분야 소비 진작을 위한 할인쿠폰 780만장도 뿌린다.

◇ 장기 채무자 113만명 빚 16조 소각

정부는 장기간 빚의 늪에 빠진 채무자들의 재기를 지원하기 위해 대규모 원금 탕감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재정 4000억원을 투입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산하에 채무조정기구(배드뱅크)를 설치하고,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의 개인 무담보채권을 일괄 매입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113만4000명의 장기 연체채권 16조4000억원이 소각 또는 채무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상환능력을 상실한 경우(중위소득 60% 이하, 회생·파산 인정 재산 외 처분가능재산 無)에는 해당 채권이 완전히 소각된다. 상환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면 원금 최대 80% 감면하고 잔여 채무를 10년에 설쳐 분할 상환하도록 할 계획이다.

◇ 새출발기금 ‘90% 원금감면’ 확대

기존 소상공인·자영업자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도 원금감면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대상 기간을 연장한다. 새출발기금은 부실채권을 직접 인수해 원금을 감면해주는 ‘매입형 채무조정’과 원금 감면 없이 금리와 상환 기간을 조정해주는 ‘중개형 채무조정’으로 나뉜다.

이 중 90%의 원금 감면율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중증장애인 등 사회취약계층에만 적용됐는데, 지원 대상을 총채무 1억원 이하·중위소득 60% 이하의 저소득 연체 차주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저소득 소상공인 10만1000명(채무 6조2000억원)이 수혜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벤처기업·AI 등 신산업 투자 촉진

정부는 벤처기업,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분야 투자 촉진에 1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유망 벤처·중소기업 지원에는 8000억원을 추가 투입해 지원 규모를 1조3000억원으로 늘렸다.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모태펀드 출자 등에 5850억원이 편성됐다.

신산업 분야 초기기업의 안정적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단계별 창업패키지도 확대한다. 예비-초기-도약 단계별 사업화 자금과 창업 프로그램 제공에 420억원을 추가 반영했다. 대상 사업자 수는 1611개에서 2015개로 늘어난다. AI·신재생 투자에는 3000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AI 실증과 기술 도입을 위한 6대 분야의 AI 전환(AX) 지원에 1715억원을 추가해 사업비를 1조원 수준으로 늘렸다.

신재생 발전설비 설치비용에 대한 융자와 자가용 설비보조금 확대에 1118억원을 투입한다. 발전사업용 태양광 설치비용의 최대 80%(300억원 한도)를 1.78%의 저리로 융자해주고, 주택과 건물 등에 자가소비용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비용의 40%를 지원한다.
김선욱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