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민주 한국’의 귀환
박성원 편집국장
2025년 06월 18일(수) 13:24 |
![]() 박성원 국장 |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국제사회에 던진 이 한마디는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다. 지난해 12월3일 헌정질서를 뒤흔든 불법 계엄 시도는 세계가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에 중대한 질문을 던졌다. 과연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인가, 위기를 견딜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었는가.
6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한국은 그 해답을 스스로 증명해냈다. 계엄을 해제한 국회, 헌법 절차에 따른 대통령 탄핵, 그리고 조기 대선을 통한 새로운 정부 수립. 어느 하나 무력 충돌이나 극단으로 흐르지 않았다. 이처럼 제도와 절차를 통해 위기를 수습한 사례는 세계사적으로도 보기 드물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회복력, 즉 복원력(Resilience)을 보여줬다. 위기에 빠졌을 때 흔들릴 수는 있어도, 그것이 곧바로 퇴행이나 몰락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대한민국은 스스로 입증해냈다.
이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보여준 ‘정상국가의 귀환’은 단순한 외교 행보 이상의 깊은 울림을 준다. G7 정상회의에 초청받은 것은 세계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적 성숙성과 제도적 안정성을 다시금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의장국 캐나다는 한국의 정치 일정을 고려해 초청장을 전달했고, 이 대통령은 취임 12일 만에 이를 수락했다. 이는 세계가 한국의 ‘정상 복귀’를 얼마나 간절히 기대하고 있었는지를 반영한다.
외교 공백이 길었던 만큼 각국 정상과의 신뢰 복원이 시급하다. G7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인공지능과 에너지 연계 등 글로벌 아젠다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그 자체로 실용외교의 시작이다. 더 큰 성과는 주요국 정상에게 ‘한국은 여전히 믿을 수 있는 파트너’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6개월간 끊겼던 외교 복원의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정치적 혼란을 겪은 국가가 빠르게 외교 무대에 복귀하는 일은 흔치 않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세계가 대한민국을 다시 평가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은 위기를 통해 성장하고, 실수를 통해 성숙해진 나라다. 불법 계엄이라는 비상식의 현실도, 탄핵이라는 헌정사의 비극도 결국은 한국 사회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민주 한국이 돌아왔다’는 말이 선언이 아닌 증명이 되도록, 이재명 대통령과 대한민국 외교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