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G7 이틀 차 정상외교 박차
이시바 총리와 첫 한일정상회담…취임 14일만
‘셔틀외교 복원’...통상 등 국익 위한 협력 부각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FTA 개정 문제 진전돼야”
EU 지도부와도 첫 회동
2025년 06월 18일(수) 11:23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캐내내스키스[캐나다]=연합뉴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를 방문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7일에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데 이어 유럽연합(EU) 지도부와도 처음으로 만나는 등 정상 외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후(현지시간) 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캐내내스키스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30분 동안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내걸고 나선 국제 정상외교 데뷔 무대에서 취임 14일 만에 일본 정상과 처음으로 마주 앉았다.

역대 사례와 비교해도 새 정부 출범 후 매우 이른 시기에 성사된 한일 정상회담이다.

양 정상은 전략적 환경 속에서 한일 협력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보다 견고하고 성숙한 한일 관계의 기반을 조성해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관계를 “앞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집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규정하고, “국제통상환경이나 국제 관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서 가까운 관계, 또 보완적 관계에 있는 한국과 일본이 많은 부분에서 협력하면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정상은 셔틀 외교 재개 의지도 드러내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지난 9일 첫 통화에서 성숙한 한일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데 공감한 지 8일 만의 이날 만남에서 셔틀 외교 복원을 위한 당국 간 논의에 나서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는 꺼내지 않았다. 관계 개선에 대한 적극적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대신 “작은 차이들, 의견의 차이들이 있지만 그런 차이를 넘어서서 여러 면에서 서로 협력하고 서로에게 도움 되는 관계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대일관계에 대해 과거사는 과거사대로 원칙적 대응을 하고,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한다는 ’투트랙‘ 기조를 강조해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가졌다.

스타머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에게 “대통령님과 함께 일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강력한 파트너 관계를 구축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현재화하는 문제, 국방과 방위 문제에 대해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 FTA를 개정하는 문제에 사실 더 진전이 있어야 할 것 같다”며 “(오늘 회담이) 양국 간 기존의 협력 관계를 더 강화하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스타머 총리는 “좋다. 감사하다”고 화답했고, “(한국이) 우크라이나와 협력해 주신 점에 대해서도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회담에서 두 정상은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면서,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이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두 정상은 최근 중동 정세가 악화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면서 역내 긴장이 조속히 완화돼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고, 우크라이나 평화와 재건을 위해서도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유럽연합(EU) 지도부와 처음으로 만났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타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오후 이 대통령과 회담한 뒤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압승을 축하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EU와 대한민국은 모든 분야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가깝다”며 “우리는 공통된 과제에 직면했다는 점에서 우리의 안보·방위 파트너십 하에 더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두 정상의 취임 축하에 사의를 표하고, “올해는 한-EU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5주년인 의미 있는 해인 만큼, 경제,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심화해 가자”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 대통령과 EU 지도부는 그간 한-EU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양측의 교역·투자가 확대된 점을 평가하고 디지털과 환경, 안보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