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KIA, 주축 선수들 줄줄이 부상… 이범호 감독의 시험대
민현기 취재2부 기자
2025년 06월 09일(월) 18:23 |
![]() 민현기 취재2부 기자 |
KIA는 2025 시즌 들어 주축 선수들의 잦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KIA의 간판스타 김도영이 시즌 개막전부터 왼쪽 햄스트링 손상으로 한 달간 이탈했고 지난해 KIA의 리드오프를 지켰던 박찬호는 시즌 초반인 3월말 도루 시도 후 오른쪽 무릎 염좌로 약 2주간 엔트리에 공석이 생겼다. 심지어 김도영은 복귀 한 달 만에 또다시 반대쪽 다리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전열에서 이탈했다. 3년 만에 개막전에서 부상 없이 출전한 KIA 주장 나성범은 4월 26일 오른쪽 종아리 근육 부상을 입고 7월에나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내야 핵심 김선빈과 외야 수비의 중심 이창진, 유틸리티 자원 박정우도 각각 근육 손상과 햄스트링 염좌 등으로 복귀 시점조차 점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불펜의 핵심 좌완 곽도규가 왼쪽 팔꿈치 인대 및 굴곡근 손상으로 인한 수술(토미존 수술)로 시즌 아웃됐고 선발 투수마저 전열을 이탈했다.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한 황동하가 인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6주 이상 경기에 나설 수 없다는 진단을 받으면서 주축 선수를 잃었다.
끝내 타선과 마운드 양쪽 모두 핵심 전력을 잃은 가운데, KIA는 급하게 2군 선수들을 1군으로 콜업하며 ‘함평 타이거즈’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매 경기 임기응변에 가까운 라인업을 구성해 출전을 이어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KIA의 그늘진 시즌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 출전한 라인업에서 선발 투수 양현종과 김태군, 패트릭 위즈덤, 최형우를 제외한 선수들의 연봉만 봐도 윤도현(3200만원), 오선우(3400만원), 최원준(4억원), 김석환(4000만원), 김호령(8000만원) 을 다 합쳐도 김도영 한 선수의 연봉과 맞먹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IA가 이 정도의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은 사실상 기적에 가깝다. 다행히도 대체자원 선수들이 기대치 이상의 역량을 보여주고 있지만 언제 발목을 잡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물론 리그 종료까지 아직 80경기 이상 남았다. 하지만 ‘왕조 재건’을 목적으로 하는 팀이라기엔 주전 선수가 없어 아쉬운 경기력이 반복되는 게 사실이다. 시즌의 40%를 바닥을 치며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범호 감독의 위기 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묘수를 찾아내 다시 반등할 수 있을 지 기대된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