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강세’ 봉선동도 돌아섰다…李, 광주 득표율 84.77%
金 8.02%…지난 대선比 4.7%p↓
전남 85.87% 등 호남 압도적 지지
‘불법 계엄·내란 세력’ 단호히 심판
전남 85.87% 등 호남 압도적 지지
‘불법 계엄·내란 세력’ 단호히 심판
2025년 06월 04일(수) 18:12 |
![]() 지난 3일 광주 남구 봉선2동 3투표소에서 만난 대학생 박모씨가 투표 후 소회를 말하고 있다. 김우진 기자 |
4일 중앙선거관리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광주에서 84.77%, 전남에서 85.87%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광주 8.02%, 전남 8.54%에 그쳤다. 이는 윤 전 대통령이 지난 20대 대선에서 각각 12.72%, 11.44%를 얻었던 것보다 하락한 수치로, 광주는 4.7%p, 전남은 2.9%p 줄었다.
광주 남구 봉선2동의 변화는 특히 눈에 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과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이 반영됐던 이 지역은 지난 대선에서 윤 후보에게 21.87%의 표를 줬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김문수 후보가 13.38% 득표에 그쳤다. 남구 전체 득표율(8.31%)보다는 여전히 높지만 보수 표심이 크게 이탈했다. 이는 내란 정국을 촉발한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과 개혁 보수에 대한 제한적 기대가 교차한 결과로 해석된다.
지난 3일 봉선2동 본투표 현장에서 만난 최모(73)씨는 “주변 많은 이들이 ‘상식과 공정’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며 “언론에서 보수세가 강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래도 다들 호남사람 아닌가. 투표 결과로 응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황모(70)씨는 “이 지역엔 ‘샤이 보수’가 많은데, 이번엔 ‘국민 통합’이 최대 과제로 느껴졌다”며 “극단적 대립은 결국 나라를 망친다는 걸 깨달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전남에서도 이어졌다. 광양시는 지난 대선에서 윤 후보가 15.82%를 얻었지만, 이번엔 김 후보가 12.01%에 그쳤다. 보수 득표율이 가장 높았던 금호동에서도 김 후보는 21.40%를 얻어 지난 대선(28.14%)보다 6.74%p 하락했다.
다만 김 후보가 유일하게 이재명 후보를 이긴 지역도 있다. 고흥군 도양읍 제4투표소에서 김 후보는 118표(50.21%)를 얻어 이 후보(108표)를 앞섰다. 이 투표소는 소록도에 위치해 있으며,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한센인 정책에 대한 보수 성향의 정서가 여전히 남아 있는 곳이다.
전남대·조선대 등 대학가에서도 보수 후보가 평균 대비 높은 지지를 얻었다. 전남대 스포츠센터에 마련된 북구 용봉동 제4투표소에서는 김문수 후보가 25.32%, 이준석 후보가 15.07%를 얻었다. 조선대 인근 서남동 투표소에서도 김문수(10.96%), 이준석(12.42%)이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출구조사 결과와도 궤를 같이 한다.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준석 후보는 전국 예상 득표율 7.7%로 3위에 머물렀지만, 20대 남성층에서는 무려 37.2%의 지지를 얻어 이재명 후보(24%)와 김문수 후보(36.9%)를 앞섰다. 전국 순위 3위 후보가 특정 연령대에서 1위를 기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한편 호남 유권자들은 전국 최고 수준의 투표율로 내란 정국에 대한 분명한 심판 의지를 드러냈다. 제21대 대선의 최종 투표율은 광주 83.9%, 전남 83.6%로 전국 1·2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국 평균 투표율 79.4%보다 각각 4.5%포인트, 4.2%포인트 높은 수치다.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