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이준석 유세장 전격 방문…“당에 오면 잘 모시겠다”
이준석 “단일화? 검토조차 안 해…변한 건 없다” 일축
2025년 05월 21일(수) 16:44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21일 경기 성남시 가천대학교 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학식 먹자 이준석’ 행사에 참석한 가운데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는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을 불과 며칠 앞둔 21일, 국민의힘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를 전격 방문하며 단일화 논의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이 후보는 단호했다. “지금 당장 상의할 건 없다. 단일화 검토도 안 한다.”

안 위원장은 이날 경기 성남 가천대 학생식당에서 열린 ‘학식 먹자 이준석’ 유세 현장을 깜짝 방문했다. 예정에 없던 등장에 현장은 일시 술렁였다. 이 후보는 “경영하면 안철수 아니냐”며 반갑게 맞았고, 안 위원장은 “공약으로 써도 된다”며 유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나 화기애애한 식사 자리는 곧 단독 회동으로 이어졌다. 캠퍼스 내 카페에서 20여 분간 비공개 대화를 나눈 두 사람. 안 위원장은 “당에 오시면 나이로는 선배지만 잘 모시겠다”며 “김문수 후보와의 면담도 주선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준석의 반응은 명확했다. “단일화에 대한 내부 논의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안 위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추후 만남 가능성은 열어두자”고 했지만, 실질적 진전은 없었다.

이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금전적 이유로 단일화한다든가, 자리를 받고 움직인다든가 하는 가설은 전부 부정한다”며 “정치하면서 한 번도 그런 데 이끌린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국민의힘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이 후보도 단일화를 고민 중”이라고 말한 데 대해선 “오늘 직접 ‘내심 그런 생각 있지 않냐’고 하길래 ‘아닌데?’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와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지금은 오해를 살 수 있어 만날 계획 없다”며 “그쪽 발언이 우리 행보에 영향을 주는 상황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안 위원장이 직접 유세 현장을 찾은 것은 대선 일정의 막판 변수 때문으로 보인다. 선관위는 오는 25일부터 투표용지 인쇄에 들어간다. 그 전까지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으면 후보 이름 옆에 ‘사퇴’가 표기돼야 한다. 사실상 ‘데드라인’이다.

한때 ‘앙숙’ 관계였던 두 사람은 탄핵 정국과 비상계엄 논란 등을 거치며 정치적 스탠스가 가까워졌다. 특히 AI, 과학기술 분야에서 공통 관심사를 갖고 공동 토론회도 개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회동에서 보여준 온도차는 뚜렷했다.

안철수의 설득 행보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이준석의 입장은 여전히 단호하다. 정치권의 시선은 이제, 남은 ‘4일’에 쏠려 있다.
김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