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열며·김영집>오피니언 리더들께
김영집 광주미래전환 대표
2025년 05월 21일(수) 10:54
김영집 광주미래전환 대표.
계엄 이전에 오피니언 리더들에 해당되는 각계 분들과 식사를 나눈 자리에서 대선 이야기가 나왔다.

“그 사람이 나와서는 떨어질 것이다” “도덕적으로 불안한 자가 아닌가” “밑바닥 출신에 사법 리스크가 있어 끝까지 가지도 못한다.”

이런 말들이 이구동성으로 나왔다. 매우 비판적이고 냉소적이었다. 문득 노무현 대통령을 돕던 때가 떠올랐다. 최고학부에 최고권력을 거쳤던 국회의원이었던 분은 내게 “그런 무식한 사람을 뭐하러 돕냐, 어차피 되지도 않을 것이다”며 노무현 후보를 무시했다.

“아닙니다. 시대가 달라졌어요. 나중을 위해서 같이 도와주세요” 그렇게 호소했지만 그는 노무현을 끝까지 신뢰하지 않고 자기 당의 후보로 인정하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노무현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때부터 서울대 검찰 출신의 잘 나가던 그의 인생은 계속 추락해 갔다. 이른바 우리 사회의 잘 나가는 사람들은 노무현, 이재명 같은 사람들을 무시한다. 두 사람 다 가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대중의 지지를 받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명문학교 출신에 부유하고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형편없는 자들이 자기들 세계를 밀고 들어온다고 싫어한다.

그들을 따르는 소위 오피니언 리더로 불리는 정치인 법관 사장 교수 언론인 의사 등은 한 목소리로 나쁜 여론을 형성한다. 서울대 나온 총리출신의 인물을 밀어야지 왜 저런 사람이냐고 소리 높인다. 이런 분들과 이준석이라는 선동에 능한 정치인의 휘둘림에 따른 광주 청년들의 이탈로 지난 대선에서 광주는 역대 가장 낮은 투표율과 민주당 후보 득표율에 영향을 미쳤다. 물론 오피니언 리더들이 다 윤석열을 지지한건 아니지만 이재명을 선택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그 결과가 윤석열이었고, 윤석열 정권은 계엄 쿠데타를 했고 그 집권기간 우리 대한민국은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크게 후퇴했다. 그제서야 오피니언 리더들은 당황했다.

“아니 윤석열이 이럴줄 알았어?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됐지?”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순간 이미 늦었다.

윤석열 계엄, 한덕수·최상목 내란연장, 조희대·지귀연 사법쿠데타, 국민의힘 내부 등 4차례의 쿠데타가 있었다고 하듯 윤석열과 그 기득권집단들은 끈질기게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들의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실패했다. 그 때마다 그들 내부에서의 저항과 배신이 쿠데타를 좌절시켰다.

‘피로 시작한 너는 피로 끝날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리처드 3세’는 악행을 함께한 자들이 서로 배신하며 진실을 드러내는 것을 보여준다.

리처드는 왕위를 얻기 위해 수많은 거짓과 살인을 저지르지만, 그의 동조자들이 하나씩 등을 돌리고, 내부의 불화로 인해 최후를 맞이한다.

연극 리처드 3세는 재현되고 있다. 오죽했으면 보수 논객 정규재·김대중 주필이 윤석열과 검찰이 덮어씌운 이재명 악마화를 비난했다. 요즘 많은 보수들이 보수를 떠나 민주를 지지하는 기막힌 현실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들이 모든 진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간 오피니언 리더들이 얼마나 편견과 왜곡에 차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이제 많은 오피니언 리더들이 말을 바꾸고 있다. 계속 바꾸기 바란다. 그리고 진실로 더 이상의 왜곡과 오만이 아니라 국민의 편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기를 부탁드린다.

“때가 된 사상만큼 강력한 것은 없다” 기득권은 이미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지금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