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선의 사진풍경 238>5월의 꽃이라
박하선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2025년 05월 15일(목) 14:54 |
![]() 5월의 꽃이라. |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광주 시민들의 가슴은 한층 더 뜨거워지고,
앞서간 영혼들을 기리는 크고 작은 일들을 핑계 삼아서라도
아직도 채 이루지 못한 꿈을 안타까워하면서
서로를 부둥켜안는다.
수년 전에 한 작가의 ‘숨 쉬는 꽃’이라는 조형물이
민주광장 분수대에 한동안 설치되어 있었다.
광주 시민들의 응어리가 그날의 현장에서 꽃으로 승화한 듯한
당시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민주화의 열망을 상징하는 것이겠지만
이제 이 잔인한 5월도 단지 붉디붉은 꽃으로만 피었다가
시들어가고 마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이번에는 국가 운명을 좌우할 대선이 눈앞에 있어
잠 못 이루는 밤이 이어질 것 같다
선택이 아니라 심판이다.
민주적 절차에 의해 이무기 하나 걷어치웠다고 좋아하지만
순진한 민주화만을 외치고 있다가는
우리가 모두 반국가 세력이라는 누명을 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또다시 잔인한 5월 그 이상의 악몽이 덮쳐 올 수도 있다.
두 눈 부릅뜨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미 수면 위로 드러난 매국노들과
아직도 활보하고 있는 악된 내란 세력에게는
상식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총소리 없는 전쟁판은 이미 시작되었고
기선을 잡았다고 방심하지 마라.
옛날 의병들이 그랬듯,
우리가 언제 나 살자고 깃발을 들었던가.
오늘 우리가 침묵하면,
내일은 역사가 우리를 단죄할 것이다.
우리 안에도 소수의 버러지들이 있기는 하지만
당신에게 5월 정신이 살아있다면
뭉치고, 투쟁하고, 또 투쟁해서
기필코 살만한 세상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