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기환>무등산자락 ‘평촌마을’ 지오빌리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
문기환 광주시 무등산생태팀장
2025년 05월 08일(목) 17:41
문기환 광주시 무등산생태팀장
그리스 레스보스섬 세계지질공원(Lesvos Island UNESCO Global Geopark), 노르웨이 로갈란주 마그마 세계지질공원(Magma UNESCO Global Geopark), 중국 간쑤성 장예 세계지질공원(Zhangye UNESCO Global Geopark), 대한민국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까지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이름만 들어서는 무엇이 공통점인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지만 바로 지질공원내 ‘지오빌리지’가 지정 돼 있다는 점이다.

‘지오빌리지(Geo-Village)’는 세계지질공원내 지질·생태·문화적 특성을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지질관광을 제공하는 마을을 말한다. 지질공원과 마을을 연계한 프로그램 등을 통해 관광객들로 하여금 해당 지역의 생태·문화를 자연스럽게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며, 지질공원간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국제적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이다.

지오빌리지는 2004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네트워크(GGN, Global Geopark Network)가 출범하면서 개념이 발전했다. 처음에는 ‘지질공원내 마을’ 정도의 의미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질과 문화를 연결해 지역주민이 주도하는 지속 가능한 지역개발’ 이라는 방향으로 확장 됐다. 지오빌리지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마을 주민이 스스로 주체가 돼 보전과 발전을 함께 이루는 곳으로 진화했다.

광주시는 지난 4월 23일 평촌마을을 지오빌리지로 지정하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18년 청풍마을을 지오빌리지로 지정한 지 7년 만에 광주에서 2번째 지오빌리지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광주의 동북쪽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평촌마을은 동림, 우성, 담안, 닭뫼라는 4개 마을로 형성된 아담하고 한적한 농촌마을이다. 우수한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5년 환경부로부터 생태관광지로 지정 됐고, 2024년 9월에는 이달의 생태관광지로 선정된 됐다. 또 농어촌 체험·휴양마을과 국립공원 마을로도 지정돼 있다.

무등산 북쪽 원효계곡은 울창한 산림을 보유하고 있으며, 평촌마을을 가로질러 풍암천을 통해 흐르는데 이곳에는 도심에서 이미 자취가 사라진 반딧불이와 무등산 국립공원 깃대종인 수달 등이 서식하고 있다.

또한 이곳 논들은 친환경 우렁이 농법으로 환경을 지키는 농사를 짓고 있어서 소금쟁이, 물방개 등 다양한 수생생물들이 살고 있으며, 특히 화석생물이라는 긴꼬리투구새우가 서식하고 있다.

그리고 하늘에는 맹금류인 참매가 비행하는 마을이기도 하다.

이곳 마을 주민들은 무등산과 마을주변에서 서식하는 모든 생물들을 귀하게 여겨 보존하고 있다.

이처럼 생태 보고인 평촌마을이 광주시와 지오빌리지 협약을 통해 명성을 국내를 넘어 세계에 알리고 생태프로그램 개발 등에 적극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또한 무등산이라는 세계적 지질유산과의 연계프로그램과 스토리텔링 개발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지오빌리지는 단순히 예쁜 마을이 아니라 지질유산과 지역문화, 주민참여를 통해 세계와 소통하는 ‘살아있는 박물관’ 같은 곳임을 다시금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