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대구 산불’ 23시간만에 진화
축구장 364개 면적 일순간 잿더미
강풍·건조한 날씨에 ‘비화 현상’까지
순식간에 확산…한때 민가 근접도
광주·전남도 산불 발생시 피해 커져
강풍·건조한 날씨에 ‘비화 현상’까지
순식간에 확산…한때 민가 근접도
광주·전남도 산불 발생시 피해 커져
2025년 04월 29일(화) 13:58 |
![]() 대구 대형 산불 발생 이틀째인 29일 대구 북구 산불 현장에서 산불 진화 헬기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
29일 산림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55분 북구 노곡동 함지산 불의 주불을 껐다. 산불영향 구역은 260㏊로 집계됐으나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엄청난 화재였음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28일 오후 2시1분께 함지산 9부 능선에서 시작된 불이 계속해서 확산하자 당국은 산불 대응 1·2·3단계를 차례로 발령하고 진화 헬기와 진화 차량 및 인력 등을 대거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산불 3단계는 산림 당국이 발령하는 대응 최고 단계로 예상 피해 면적 100㏊ 이상, 평균풍속 11m/s 이상, 예상 진화 시간 48시간 이상일 때 발령한다.
소방청도 민가 방향으로 확산하는 산불에 대응해 발화 2시간여 만인 오후 4시 5분께 국가 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하지만 군위군을 제외한 대구 전역에 건조 경보가 발효 중인 데다가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15m에 이르는 강풍도 불어닥친 까닭에 당국이 진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함지산 불은 지난달 발생한 ‘경북 산불’처럼 한때 주변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강풍을 타고 불똥이 사방으로 날아가는 비화(飛火) 현상이 나타났다.
하늘 높이 치솟은 산불 연기는 중구 동인동 등 직선거리로 6∼7㎞ 떨어진 곳에서도 목격됐다.
이처럼 산불이 급속히 번지면서 최초 발화지에서 동쪽으로 1∼2㎞ 떨어진 조야동에서는 불길이 민가 가까이 접근하는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고, 불은 아파트 등이 밀집한 서변동 방면으로 계속해서 번져 나갔다.
이에 발화지인 노곡동과 불이 번진 조야동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인 서변동, 동변동, 구암동 주민들에게도 대피 안내 문자가 발송되기도 했다. 한때 2000명이 넘는 주민이 초등학교 등으로 대피했다.
산불 확산에 따라 노곡교, 조야교 남·북단, 무태교 등 도심 일부 교통망과 경부고속도로 북대구나들목(IC) 양방향 진출입 등도 통제됐다 정상화됐다.
고온 건조한 날씨와 강풍 등 영향으로 진화 작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해 전날 오후 8시 기준으로 19% 수준에 머물렀던 진화율은 당국이 일몰 후에도 야간 진화에 인력과 장비를 대거 투입하면서 가파르게 올라갔다.
당국은 밤사이 야간 비행이 가능한 수리온 헬기 2대와 산불 재난 특수진화대 등 인력 1천515명, 고성능 산불 진화 차량 15대 등 장비 398대를 밤샘 투입해 진화 및 방화선 구축 등 작업을 벌였다.
이어 평균풍속 1㎧ 이내로 바람이 잦아든 기상 여건 속에 29일 일출과 동시에 북구 노곡·조야동 산불 현장에 진화 헬기 53대와 인력 1551명, 장비 204대를 순차적으로 투입해 주불 진화에 나섰다.
이런 까닭에 산불 진화율은 29일 오전 4시 60%에서 오전 6시 65%, 오전 8시 82%, 오전 10시 92% 등으로 눈에 띄게 높아졌다.
이와 관련 광주전남 소방당국 역시 “대구뿐만 아니라 남도 지역도 바람이 쎄게 불고, 건조한 상황이다”면서 “만약 산불이 발생하면 확산 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화재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병하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