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광주 ‘국가AI컴퓨팅센터’ 확충·전남 국립의대 설립”
이재명, ‘호남권 경제부흥’ 공약 발표
“AI·미래차 등 고부가가치 산업 전환”
“신재생에너지 산업 중심지로 육성”
“광주 군공항 이전, 상생 발전 지원”
광주 간담회서 “5·18 헌법전문 수록”
2025년 04월 24일(목) 18:2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를 방문해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 ‘동호’의 모티브가 된 고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씨와 포옹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후보가 26일 호남권 경선을 앞두고 24일 “새로운 호남시대를 열겠다”면서 ‘호남권 경제부흥’을 위한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인공지능(AI) 에너지 산업과 농생명이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메가시티를 만들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민주주의가 위태로울 때 광주는 온몸으로 진실을 지켰고 산업화의 파고에도 농생명 뿌리를 지켜냈다. 세 번의 민주정부를 만든 것도 호남이었다”며 “그러나 불균형발전의 피해로 호남이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후보는 특히 이순신 장군이 남긴 “가만히 생각건대, 호남은 국가의 보루이다(竊想湖南國家之保障·절상호남국가지보장)”라는 말을 인용하며 “호남의 슬픔과 분노, 좌절과 절망을 용기와 투지로 바꿔야 한다. 호남권의 경제부흥 시대를 확실히 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구체적 계획으로는 우선 “AI와 미래 모빌리티·금융산업을 육성해 고부가가치 산업 전환을 지원하겠다”며 “호남이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만큼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첨단시대를 맞아 신성장동력 산업이 호남에 안착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광주에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확충하고, 전주에 자산운용 특화 금융 생태계를 조성해 제3의 금융 중심지 도약을 추진하는 한편 여수의 주력 산업은 석유화학에서 친환경·고부가가치 화학산업으로 전환한다는 계획 등이 공약에 담겼다.

이 후보는 이어 “호남을 재생에너지 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며 “나주는 한국전력과 한국에너지공대가 에너지 신산업 발전의 중심이 되도록 지원하고, 새만금·부안·신안·고흥·여수 일대의 태양광·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특히 “호남을 미래형 농생명·식품 산업과 공공의료의 거점으로 키우겠다”면서 “의대가 없는 유일한 광역지자체인 전남과 서남대 의대가 폐교된 전북에는 국립 의대를 설립해 공공·필수·지역의료 인력을 직접 양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광주는 아시아 콘텐츠 거점도시로 고도화하고 서남해안과 내륙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해양·치유 관광벨트를 만드는 등 세계적 문화·관광 벨트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호남권에 촘촘한 교통망을 구축해 수도권과 영남권을 넓게 잇겠다”면서 호남고속철도 2단계 조기 완공, 전라선 고속철도 신속 추진, 광주·대구 달빛 철도 및 전주·대구 고속도로 조속 추진 등을 세부 공약으로 제시했다.

광주 군 공항 이전과 관련해서는 “충분한 협의를 바탕으로 추진하며 이전 지역이 함께 발전할 수 있게 적극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 245에서 ‘대한민국 민주화를 이끈 시민들’을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서 “우리는 앞으로 내란사태를 이겨내고 다시 번영의 공동체로 가야 해서 국민의힘이 수없이 약속했던 것처럼 광주 정신을 반드시 헌법 전문에 게재해야 한다”고 밝혔다.

5·18 정신 헌법 전문수록 등을 위한 개헌 문제에 대해서는 “꼭 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동시에 모든 조항을 바꾸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87체제(1987년 헌법 체제)가 너무 낡았고 국민 기본권과 자치분권도 강화해야 한다. 권력구조도 국민이 원하는 바대로 4년 중임제로 하되 총리추천제 등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잘 이뤄지는 새로운 체제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헌 국민 투표 시기에 대해 “가장 빠르면 내년 6월 지방선거, 좀 늦으면 그 다음 (2028년) 총선 때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좀 있다. 너무 서두른다고 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모티브가 된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 여사와 5·18 유족인 김송희 이재명 캠프 후원회장, 한림대 미디어스쿨에 재학 중인 박선우씨,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촉구 성명 작가에 이름을 올린 강유정 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선욱·정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