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지방의원, ‘12·3계엄부터 尹 파면까지’ 집담회
시·구의원들 '탄핵정국 경험' 공유
"조기 대선 승리…민주주의 수호"
2025년 04월 20일(일) 18:20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주 지방의원 19명이 18일 광주시의회 본회의장에서 ‘123일간 겨울, 다가올 새봄을 말하다’를 주제로 집담회를 연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시의회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비상계엄 선포, 그리고 6·3 조기 대선을 거치는 격변의 정국 속에서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앞장섰던 광주의 지방의원들이 123일간의 여정을 돌아봤다.

광주 시·구의원 19명(시의원 8명·구의원 11명)은 지난 18일 광주시의회 본회의장에서 ‘123일간 겨울, 다가올 새봄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집담회를 열고, 지난해 12월 3일 계엄령 선포부터 올해 4월 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까지 각자의 경험을 나눴다.

정재성 북구의원은 “외할머니 장례식 도중 비상계엄 소식을 듣고 상복을 벗은 채 의회로 향했다”며 “군과 경찰의 소극적 대응 뒤에는 광주가 심어온 인권의식이 있었다고 믿는다”고 회상했다.

강한솔 광산구의원은 “광장에서 울려 퍼진 외침과 촛불, 응원봉이 어둠을 밝혔고, 우리가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전했다.

집담회에서는 비상계엄 당시의 충격과 분노, 헌법재판소 결정을 기다리던 긴장감,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의 응원 등 각자의 생생한 경험이 릴레이 발언을 통해 공유됐다. 특히 계엄사령부 포고령 1호가 지방의회의 모든 활동을 금지한 점을 지적하며, 이는 지방자치의 근간을 뒤흔드는 시도였다고 비판했다.

정달성 북구의원은 “무엇이라도 해야 했기에 삭발하고 단식하며, 매일 1인 시위를 이어갔다. 민주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하며 5·18의 정신이 현재의 광장에서 살아 있음을 느꼈다”고 밝혔다.

박수기 시의원은 “45년 전 광주처럼, 다시 한번 깨어 있는 시민의 힘으로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필순 시의원은 “계엄이 해제된 그날 밤, 정치의 존재 이유를 다시 생각했다. 제대로 된 대통령, 민주 정부를 다시 세우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다짐했다.

이번 집담회는 단순한 회고를 넘어, 다가올 조기 대선에서 민주주의 수호 세력의 단결을 촉구하는 자리가 됐다. 참석자들은 광주정신을 잇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음을 강조하며, 향후에도 현장의 목소리와 실천을 이어갈 뜻을 밝혔다.

주최 의원들은 “전국 최초의 지방의원 참여 기록 행사를 통해 광주가 다시 한번 민주주의 중심에 서 있음을 알리는 상징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