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장애인 차별철폐' 행진…“동등한 권리보장을”
장차연 등 터미널서 기자회견
광주시청까지 3㎞행진 이어가
"이동권·접근성 확보 조치해야"
2025년 04월 20일(일) 18:21
제45회 장애인의 날을 이틀 앞둔 지난 18일 광주지역 장애인단체 등이 서구 광천종합버스터미널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거리행진에 나서고 있다. 정승우 기자
“차별 없는 세상을 향해,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제45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광주 지역 장애인단체들이 ‘차별철폐’ 집회를 열고 이동권과 접근성 확보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강력히 촉구했다.

광주장애인차별연대와 광주420공동투쟁단은 장애인의 날을 이틀 앞둔 지난 18일 오전 10시 광주 서구 광천동 종합버스터미널 광장에서 ‘장애인도 시민으로 살고 싶다’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두 단체를 비롯해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 민주노총 광주본부, 서구의회 등 유관단체에서 총 400여명이 참여했다. 단체는 기자회견을 통해 장애인 리프트가 장착된 고속버스 도입을 위한 7년 2개월 간의 법정투쟁 끝에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금호고속이 ‘재정적 부담’과 ‘안정성 문제’를 이유로 실행을 미루고 있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시내버스 회사가 저상버스로 전환할 때 관계 부처로부터 지원을 받은 사례를 참고하기를 바란다”며 “또한 장애인 리프트가 장착된 특수학교와 복지관 차량이 수년째 안전하게 운행되고 있는 만큼, 금호고속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광주시를 향한 ‘동등한 권리 보장’에 대한 요구도 이어졌다. 단체는 “장애인들의 지속적인 요구로 법과 조례는 제정됐지만, 미온적인 행정으로 현실에서 체감하기 어렵다”며 “이동권 실태 전수조사와 실효성 있는 종합계획 수립과 함께 적극적인 행정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광주시청이 위치한 치평동까지 약 3㎞ 구간을 행진하며 시민들에게 장애인의 현실을 알리고 변화를 호소했다. 전동휠체어를 탄 참가자들을 선두로, 비장애인 참가자들이 현수막과 깃발을 들고 뒤를 이었다. 무더운 날씨에도 이들은 “장애인도 시민이다”,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더불어 살게 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이어갔다.

행진을 마친 단체는 광주시에 정책요구안을 전달했다. 요구안에는 △이동권 보장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권 확보 △노동권 보장 △자립생활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원신 광주장애인차별연대 활동가는 “장애인들도 취업하고 결혼하며 지역사회에서 평범하게 살고 싶은 바람이 욕심이 되지 않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승우 기자 seungwoo.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