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안 읽는 대학’…광주·전남 대학 도서대출 급감
지역 국공립대 1인당 평균 2.4권
전국 평균 3.5권보다 크게 밑돌아
자료 이용 디지털 플랫폼 전환 탓
사고력·사회관계 등 부정적 영향
“독서문화 확산 정책·교육 강화를”
전국 평균 3.5권보다 크게 밑돌아
자료 이용 디지털 플랫폼 전환 탓
사고력·사회관계 등 부정적 영향
“독서문화 확산 정책·교육 강화를”
2025년 03월 13일(목) 18:17 |
![]() 광주시와 전남도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책 읽는 문화’ 조성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지역 대학 재학생들의 독서량은 전국 평균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독서 문화 확산을 위한 정책·교육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뉴시스 |
독서량 감소는 개인의 사고력 및 문제해결 능력, 사회적 관계 형성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독서문화 확산을 위한 정책·교육적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3일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2024 대학도서관 실태조사 결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전남지역 5개 국·공립대 재학생 1인당 평균 도서 대출 건수는 전남대 4.3권, 광주교육대 3.6권, 목포대 2.2권, 목포해양대 1.0권, 순천대 0.9권 등으로 평균 2.4권에 불과했다.
이는 전국 4년제·대학원대학 재학생 1인당 도서 대출 건수 3.5권보다 1권 이상 낮은 수치다.
지난 2014년 광주교육대 12.6권, 전남대 12권, 순천대 8.3권, 목포대 4.2권, 목포해양대 2.3권 등으로 평균 7.8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년 새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광주·전남 주요 사립대의 재학생 1인당 평균 도서 대출 건수도 동신대 2.9권, 초당대 2.6권, 호남대 2.5권, 조선대 1.4권, 동강대 1.3권, 남부대 1.0권, 세한대 0.2권 등으로 전국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광주·전남 대학들의 자료구입비도 전국 평균보다 적었다.
지난해 전국 4년제·대학원대학의 재학생 1인당 평균 자료구입비는 13만9535원인 반면 지역 국·공립대의 경우 전남대(16만3805원)와 순천대(16만4580원)를 제외하고 광주교육대(9만2815원), 목포대(9만4602원), 목포해양대(8만9846원) 등은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사립대 역시 조선대(8만612원), 광주대(6만6313원), 호남대(5만8063원), 남부대(5만5092원), 동강대(2만1605원), 동신대(4만5942원), 초당대(5만4757권), 세한대(4만6735원) 등 대부분 대학에서 전국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자료구입비를 지출했다.
이는 성인들의 독서율 감소와 더불어 자료 이용 형태가 종이책에서 디지털 플랫폼으로 급속히 변화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종이책 독서량 감소가 개인의 사고력과 집중력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주현 전남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초등학교에서는 독서를 장려하지만, 중·고등학교부터 독서가 점수화된 평가 도구로 변질되면서 학생들은 문학작품을 통해 인간의 삶을 이해하기보다 사실적 이해 능력만을 습득하게 된다”며 “즉각적인 자극과 보상을 제공하는 디지털 매체도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독서를 외면하게 만든다. 독서는 뇌를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고도의 인지 활동이지만, 독서 활동을 지속해도 보상이나 격려를 받을 수 없는 전반적인 사회문화로 인해 나이가 들수록 책과 멀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환경에서 글을 읽는 방식은 종이책과 다르다. 종이책을 읽을 때는 눈이 일정한 패턴으로 움직이며 문장을 깊이 이해하는 반면 디지털에서는 위에서 아래로 빠르게 핵심 문장만 훑는 경향이 강해진다”며 “디지털 자료 이용이 증가할수록 학생들의 ‘읽는’ 능력은 떨어지고 이해력과 집중력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 독서는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감정적 공감 능력, 사회적 관계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성인들의 독서율을 높이려면 책을 통해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고 독서 모임 등의 활동을 통해 개인의 노력에 대한 보상과 격려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대학 도서관도 학생들의 독서문화 활성화를 위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대학 도서관은 초등학교 도서관처럼 독서를 장려하는 역할을 하지 않으며, 독서 관련 프로그램이나 직원 교육·연수 등도 부족해 독서문화 활성화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주시는 올해 ‘책 읽는 인문도시’ 조성을 본격화했다. ‘도심 속 북크닉 빛고을 책 마당’을 비롯 도서관 문화마당, 공공도서관 독서동아리, 작은 도서관 지원 등을 추진한다. 또 1자치구 1시립도서관 시대를 위한 하남도서관을 하반기 개관하고, 연말 준공 예정인 광주 대표도서관 등 공공도서관 기반 시설 확충에도 힘쓴다. 한강 작가 생가(북구 중흥동) 인근에 조성 중인 ‘골목길 문화사랑방’을 노벨문학상 수상 1주년이 되는 12월에 맞춰 개관할 계획이다.
전남도도 △문학박람회 개최 △도립 문학관 건립 △지역 문학사 편찬 △전남 문학상 신설 등 문학 진흥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