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지폐 싸게 팝니다”…온라인 마켓 판매 기승
5만원권 25매 구매 사용한 40대 구속
지난해 경북 구미서 판매자 적발
SNS 등 온라인상에서 판매글 버젓
"위폐 제조·유통 처벌 강화해야"
지난해 경북 구미서 판매자 적발
SNS 등 온라인상에서 판매글 버젓
"위폐 제조·유통 처벌 강화해야"
2025년 03월 10일(월) 18:49 |
![]() 9일 SNS(X·구 트위터)에 위조지폐를 판매하는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SNS 갈무리 |
10일 광주 서부경찰은 위조통화취득 및 행사·사기·절도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6일부터 지난 4일까지 광주 서구 풍암동 한 편의점에서 위조된 5만원권을 이용해 담배를 구입하고 차액 4만5500원을 거슬러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초 절도 등의 혐의로 징역 2년을 살게 된 A씨는 교도소 수감 중 알게 된 B씨를 통해 지난 1월 중순께 40대 중반 C씨에게 10만원으로 5만원권 위조지폐 25매를 구매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출소 후인 2월6일 광주 서구 풍암동의 한 마트에서 근무하던 A씨는 마트 사장에게 위조지폐를 1만원권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했지만, 이상함을 느낀 사장이 돈을 바꿔주지 않자 A씨는 같은 날 새벽 마트 창고에서 200여만원 상당의 생필품을 훔치기도 했다.
이후 3월4일 오후 12시50분께 자신이 근무하던 마트에서 다시 한번 위조지폐를 사용해 담배를 구매하려 했으나 이번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자 인근에 있는 편의점으로 향해 위조지폐로 담배를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건넨 위조지폐를 수상하게 여긴 편의점 알바생이 경찰에 신고, A씨는 근처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남은 위조지폐 24장과 마트에서 훔친 물품은 경찰에 압수됐다.
일용직 근로자인 A씨는 마땅한 주거지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누범기간에 범행을 저지른 점, 주거지가 불분명한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 지난 6일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
경찰은 조만간 A씨를 송치할 방침이며 위조지폐를 판매한 공범 C씨도 추적에 나서고 있다.
A씨가 사용한 위조지폐는 유아 놀이 등에 사용되는 ‘페이크 머니’로 현재 온라인 등지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9일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가짜지폐. |
SNS에서는 ‘육안식별 불가능’, ‘지폐계수기 완벽 통과’ 등 지폐를 완벽 재현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저렴한 가격으로 위조지폐를 판매한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앞서 지난해 초 경북 구미에서는 20대 남성 D씨가 3억7230만원에 달하는 5만원권 위조지폐를 컬러프린터로 만들어 마약 구매 등 불법 거래에 사용한 혐의로 구속 송치되기도 했다.
범행 과정에서 D씨는 SNS에 광고를 올려 미성년자 등에게 5만원권 위조지폐 1장 당 2500~3500원 가량으로 저렴한 가격에 총 1000여장을 판매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위조지폐 발견 장수는 143장으로 1년 전보다 27% 감소했으나 여전히 온라인상에서 위조지폐 판매글이 횡행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조지폐 거래를 근절하기 위해 온라인상의 불법 거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위폐 제조 및 유통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정규 호남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현금거래가 줄면서 지폐를 잘 살피지 않는다는 허점을 이용해 범행을 계획할 가능성이 제기된다”며 “요즘에는 SNS를 통해 거래가 이뤄지면서 전국적으로 위조지폐가 번질 수 있어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 처벌과 집중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SNS 및 온라인 상에서 위조지폐가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며, 주요 사이트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며 “위조지폐를 구매하거나 사용한 사람은 중형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시민들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