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군, 문화유산 활용 확산… 체험형 사업 다채
보성여관, 판소리·실내악 공연
대원사, 티베트 ‘저승 체험’ 등
강골마을, 고택서 선비 삶 체험
“보존 넘어 직접 체험하고 공감”
2025년 03월 09일(일) 17:13
보성군이 문화유산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지난해 ‘고택·종갓집 활용 사업’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유생복을 입고 선비의 삶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 보성군 제공
보성군이 봄을 맞아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진 문화유산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9일 보성군에 따르면 올해 문화유산을 활용해 진행되는 사업은 구 보성여관의 역사와 가치를 재조명하는 ‘생생문화유산 활용 사업(3월~12월)’, 대원사에서 저승과 이승의 의미를 되새기는 ‘전통산사 문화유산 활용 사업(4월~12월)’, 강골마을 이진래 고택에서 전통문화를 체험하는‘고택·종갓집 활용 사업(3월~12월)’ 등이다.

해당 사업들은 국가유산청과 전남도의 지원을 받아 추진되며, 관광객들이 문화유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먼저 구 보성여관은 1935년 일제강점기에 건립된 근대 문화유산으로, 소설 ‘태백산맥’ 속 ‘남도여관’의 실제 배경이 된 곳이다. 지난 2004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후 현재는 문화유산국민신탁이 운영·관리하고 있다.

오는 4월부터 보성여관 소극장에서는 감성적인 판소리 및 실내악 공연이 펼쳐지며,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상설 운영됨에 따라 일본식 목조건축물에서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정취를 경험할 수 있다.

2점의 보물과 2점의 전남도 지정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천년 고찰 대원사에서는 티베트박물관과 함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전통산사 문화유산 활용 사업’에서는 현장 스님과 함께하는 사찰 탐방, 티베트박물관의 저승 체험, 탁본 체험 등이 진행되며 보물로 지정된 ‘지장보살도 및 시왕도’와 ‘극락전 관음보살·달마대사 벽화’, 그리고 전남도 지정 문화유산인 ‘자진국사부도’와 ‘대원사 극락전’을 둘러보며 전통 불교문화의 깊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아름다운 열화정을 배경으로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된 명소인 광주이씨 집성촌 득량면 강골마을에서는 ‘고택·종갓집 활용 사업’을 통해 참가자들이 1박2일 동안 유생복을 입고 선비의 삶을 체험할 수 있다.

강골마을은 4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전통 마을로, 4건의 국가민속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열화정에서는 전통 소리를 배우고, 고택의 역사 이야기를 들으며, 난중일기에 기록된 ‘장군 차’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보성군 관계자는 “과거에는 문화유산의 보존과 관리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이를 활용해 가치를 확산하는 것이 중요한 정책 방향”이라며 “우리 군도 다양한 문화유산 활용 프로그램을 통해 단순한 관람을 넘어 직접 체험하고 깊이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보성=양종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