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심화”… 광주·전남 소상공인 특례보증 신청 급증
광주 특례보증 실행 전년비 5배↑
전남 신규 보증 접수 57% 늘어
노란우산 폐업공제금 매년 상승
상인들 “내수경기 회복방안 절실”
전남 신규 보증 접수 57% 늘어
노란우산 폐업공제금 매년 상승
상인들 “내수경기 회복방안 절실”
2025년 02월 25일(화) 18:03 |
![]() 고물가·고금리·경기침체가 지속되며 내수시장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발생한 12·3 계엄사태,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되면서 광주·전남지역 소상공인들이 전례 없는 경영난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광주 동구 충장로 상가에 임대문구가 붙어 있는 모습. |
광주·전남지역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지급 건수와 금액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는 ‘소상공인 특례보증’ 신청 건수가 급증하는 등 지역 상권 전반에 걸쳐 경기 침체 여파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는 모습이다.
25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경기침체 장기화로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소상공인 특례보증 사업’을 추진, 올해 보증규모를 지난해 1500억원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1700억원으로 확대했다.
소상공인 특례보증은 담보 능력이 부족한 소상공인들이 금융기관에서 저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일부 이자 지원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원활한 자금 조달로 소상공인들이 유동성 자금을 확보하고 경영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특례보증 수혜자가 증가하는 것은 경영난으로 생계를 위협받는 소상공인이 늘어났다는 방증이 되기도 한다.
광주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올해(1월24일~2월 19일) 광주시 특례보증 상담은 2366건 접수됐으며, 지난해(2024년 2월 8~19일) 943건과 비교해 2.5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와 동일한 기간(2월8~19일)을 기준으로 보면 943건에서 올해 1530건으로 62.25% 늘었다.
특례보증 실행건수는 지난해 161건·41억6500만원에서 올해 780건·234억5000만원으로 건수와 금액 모두 5배가량 증가했다. 동일 기간(2월8~19일)을 기준으로 보면 실행건수는 161건에서 601건으로 273.29%, 금액은 41억6500만원에서 178억4300만원으로 328.4% 늘었다.
전남지역도 내수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내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신규보증공급을 대폭 확대한 가운데, 올 1~2월 신규보증 상담·접수·실행 건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전남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올해 1~2월 신규보증 상담건수(6407건)는 지난해 같은 기간(4332건)과 비교해 2075건 늘었다. 보증접수 건수는 2360건에서 3709건으로, 실행건수는 1590건에서 2196건으로 증가했다. 금액은 보증상담(901억7000만원→1736억1700만원), 보증접수(660억4500만원→1297억3200만원), 보증실행(438억5600만원→767억4800만원) 등으로 각각 증가했다.
전남신보는 ‘소기업·소상공인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통한 전남경제 활성화’를 달성하기 위해 신규보증을 전년대비 1000억원 증액해 4500억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전남도의 이자지원인 ‘소상공인 육성자금’을 지난해보다 1000억원 증액한 2000억원을 공급하고, 도내 소상공인의 의견을 반영한 시장 친화적 보증상품 △민생지원 특별보증(1000억원) △지방소멸 대응 특별보증(500억원) △소기업 지원 특별보증(500억원) △신중년 지원 특별보증(100억원) 등 다양한 신상품을 대거 출시했다.
이에 상인들은 신규보증 등 소상공인 지원 확대를 반기면서도 “내수경기 회복이 절실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영희 광주상인연합회 매니저는 “보증제도는 벼랑 끝에 내몰린 상인들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반갑고 고마운 제도다. 저금리 대출이라도 받을 수 없었다면 일부 상인들은 사업을 영위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라면서도 “지원이 확대된 영향도 있겠지만, 특례보증의 상담 및 신청 건수가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상인들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뜻이다. 실제 많은 상인들이 ‘안 되더라도 상담이라도 받아보자’는 마음으로 접수하고 있다. 단순히 ‘힘들다’, ‘매출이 떨어졌다’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저금리 대출로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내수경기 회복에 있다. 내수경기가 무너져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다다르기 전에 침체를 극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또한 아직도 특례보증에 대해 잘 모르는 상인들도 많은 만큼, 더 많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홍보가 더욱 적극적으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광주·전남지역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지급 규모는 6082건·646억원으로,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은 소상공인들이 매월 일정 금액을 납부해 가입하는 공적 공제제도로, 폐업 등 생계 위협 상황이 발생했을 때 지급돼 자영업자의 퇴직금이라고도 불린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