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지역 청년 2명 중 1명 "지역 떠나고 싶어"
2025년 02월 15일(토) 09:57
설 명절을 앞둔 지난달 24일 서울역 열차 승강장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시스
인구감소지역의 청년 절반 이상이 현재 살고 있는 곳에서 떠날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과 일자리 면에서 가장 불만이 크다는 조사 결과다.

1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연구보고서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한 건강관리서비스 개선 방안 연구(연구책임자 김동진)’에 따르면 ‘생활 만족도’, ‘건강 및 의료이용’, ‘이주 희망’ 등 조사 영역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눠 물어본 결과, 생활 만족도 영역 중 일자리, 교육, 의료, 돌봄 분야에서 모든 세대의 불만족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청년층(19~34세)의 불만족 비율이 중장년층(35~64세)이나 노년층(64~74세)보다 높은 편이었는데, 청년층은 교통과 일자리 항목에서 각각 불만족하는 비율이 65.5%, 61.8%를 차지했다. 의료 항목 역시 청년층의 불만족도가 52.1%로 절반을 넘었다.

삶의 만족도와 주관적 행복감 역시 연령이 낮을수록 더 낮게 나타났다. 삶에 만족한다고 답한 청년층은 32.1%였고 중장년층은 47.8%, 노년층은 60.9%였다.

거주지역의 의료서비스 여건에 대한 인식은 응급의료 이용 접근성과 관련해 모든 세대에서 ‘나쁘다’는 응답이 40% 안팎(청년층 40.6%, 중장년층 39.2%, 노년층 46.7%)수준으로 높았다. 다양한 진료과목 이용 접근성에 대해서도 모든 세대에서 부정적 인식(청년층 39.4%, 중장년층 38.5%, 노년층 58.7%)이 컸다.

미충족의료율(진료가 필요했으나 받지 못한 비율)은 청년층 33.3%, 중장년층 22.9%, 노년층 10.8%로 전국 수준(2021년 기준 6.7%)보다 높았다.

청년층에서 진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시간 부족’이었고, 중장년층과 노년층에선 ‘필요한 검사나 치료가 가능한 병원이 없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노년층에선 ‘교통이 불편해서, 거리가 멀어서’라고 답한 비율도 높았다.

이주 계획 여부에서 청년층의 절반이 넘는 58.8%는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3년 내 이주할 계획이라는 답은 27.9%였다.

반면 중장년층 중 이주 계획이 있다는 응답이 19.8%로 비교적 낮았으며 노년층은 1.4%에 불과했다.

이주를 계획하게 된 이유로는 일자리, 주거 여건 등이 많이 꼽혔다.

연구진이 정주 만족도와 이주 계획을 교차분석 한 결과 대체로 정주 여건에 만족하지 못하는 집단, 특히 교통과 일자리에서 불만족하는 집단에서 이주 의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미충족 의료율이 높았던 집단에서도 이주 의향이 높았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24년 6월28일부터 7월29일까지 인구감소지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74세 이하 성인 614명을 대상으로 현재 거주지에 대한 만족도 등을 조사한 결과가 담겼다. 인구감소지역은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 제2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조를 근거로 지정된 89개 시군구로, 연구는 이 중 8개 지자체를 제외한 81개 지자체 읍면 지역에 거주하는 성인을 목표 모집단으로 뒀다.
곽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