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희생자 남은 유해 모아 뒤늦게 화장
현장 추가 수색과정 발견 110명
애달픈 작별인사 끝없이 이어져
애달픈 작별인사 끝없이 이어져
2025년 02월 13일(목) 18:43 |
![]() 13일 오후 광주 북구 효령동 영락공원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 추가 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110명의 유해에 대한 화장이 진행됐다. 관이 화장장 내부로 운구되는 모습을 지켜보며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윤준명 기자 |
13일 오후 광주 북구 효령동 영락공원에서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 추가 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110명의 유해에 대한 화장이 진행됐다. 무안국제공항을 출발한 희생자들의 유해가 3대의 운구차에 실려 영락공원 화장장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유가족들은 가슴 속에서 치솟는 슬픔을 억누르며 눈물을 참아내는 모습이었다.
각 운구차의 문이 열리고 관이 모습을 드러내자 참혹했던 그날의 기억이 떠오르는 듯 곳곳에서 유가족들의 애타는 곡소리가 울려 퍼졌다.
유가족들은 참을 수 없는 슬픔과 상실감에 오열하며,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참지 못하고 끝내 주저앉았다. 한 중년 여성은 “난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냐”며 한참 동안 울부짖기도 했다. 유가족들은 서로의 눈물을 손수건으로 닦아주거나, 등을 매만지며 고통을 견뎌내려 애썼다.
상여꾼으로 나선 유가족들의 얼굴에도 비통함이 가득했다. 관을 화장장 안으로 운구할 때까지 눈물을 참던 이들은 결국 온 얼굴이 눈물범벅이 돼 돌아 나왔다.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진원 불일스님의 추모 염불과 ‘아리랑’ 구절은 더욱 구슬프게 울려 퍼졌다.
유해가 화장되는 50여분 동안 화장장 내 대기실 곳곳에서는 유가족들의 처절한 흐느낌이 터져 나왔다. 고인에게 문자를 보낼 수 있는 전광판에는 ‘엄마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사랑하는 내 남편, 당신의 빈 자리가 너무 크고 아프다’, ‘사랑하는 딸, 아름다운 세상에서 행복하기를 빌게’ 등 애달픈 작별 인사가 끝없이 이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화장이 끝난 유해는 유골함에 담겨 담양 대덕면의 한 봉안당에 안치됐다. 유가족들은 먼 길을 떠나는 이들에게 흐르는 눈물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한편 오는 15일 무안국제공항 분향소 앞과 광주 무각사 1층 법당에서는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49재 합동위령제가 열린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