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눈의 태극전사’ 아바쿠모바, 또 메달 쐈다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바이애슬론 여자 24㎞ 계주서
고은정·아베·정주미와 銀 합작
이번 대회 멀티 메달로 마무리
종목 국내 선수 역대 최초 기록
2025년 02월 13일(목) 18:36
한국 바이애슬론 국가대표팀 예카테리나 아바쿠모바가 13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야부리 스키 리조트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바이애슬론 여자 24㎞ 계주에 두 번째 주자로 나서 역주하고 있다. 연합뉴스/로이터
‘푸른 눈의 태극전사’ 예카테리나 아바쿠모바(전남도체육회)가 한국 바이애슬론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멀티 메달까지 사냥에 성공하며 종목의 히스토리 메이커로 자리매김했다.

러시아 출신 귀화 선수인 아바쿠모바는 13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야부리 스키 리조트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바이애슬론 여자 24㎞ 계주에서 고은정(전북도체육회), 아베 마리야, 정주미(이상 포천시청)와 1시간29분27초3의 기록으로 중국(1시간29분6초3)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바이애슬론은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을 결합한 종목으로 여자 계주의 경우 네 명의 선수가 2㎞ 코스를 세 번씩 돌고, 반환점을 돌 때마다 엎드려 쏘기와 서서 쏘기를 각각 한 차례씩 소화해야 한다.

한국은 첫 번째 주자인 고은정이 경기 초반 3위로 출발했지만 첫 번째 사격에서 카자흐스탄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이어 두 번째 사격에서 중국까지 추월하며 선두를 탈환했다.

두 번째 주자로 나선 아바쿠모바는 두 번째 사격까지 독주를 펼치다 레이스 막바지 카자흐스탄에 밀렸지만 선두를 재탈환한 뒤 세 번째 주자인 아베에게 레이스를 넘겼다.

아베는 출발 직후 다시 카자흐스탄에 추월을 허용했으나 첫 번째 사격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다시 선두로 치고 나갔다. 한국이 독주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마지막 주자인 정주미가 나섰다.

정주미의 첫 번째 사격 과정에서 카자흐스탄과 중국이 치고 나오면서 한국은 3위가 됐다. 하지만 정주미는 마지막 2㎞ 구간에서 뒷심을 발휘하며 카자흐스탄을 제쳤고, 결국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로써 아바쿠모바는 이번 대회에서 멀티 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지난 1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여자 7.5㎞ 스프린트에서는 22분45초4의 기록으로 멍팡치(22분47초8)와 탕자린(이상 중국·23분01초0)을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아바쿠모바는 한국 바이애슬론 국가대표팀의 아시안게임 사상 첫 금메달에 이어 다시 한번 새 역사를 썼다. 한국 바이애슬론 선수가 아시안게임에서 멀티 메달을 획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한국 바이애슬론 국가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두 개 이상 획득한 것은 1999 강원 동계 아시안게임 당시 김미연·김자연·유재선·최미정(이상 여자 30㎞ 계주 동메달)과 손해권·신병국·전재원·최능철(이상 남자 30㎞ 계주 동메달) 이후 26년 만의 쾌거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