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영토확장 야욕 속 한국 외교 시험대
[신간]제국 없는 제국주의 시대
김성해│개마고원│2만원
2025년 02월 13일(목) 10:11
제국 없는 제국주의 시대
4년 만에 백악관 재입성에 성공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는 ‘제국주의 회귀’라는 우려가 나올 정도로 거침없다.

그는 취임 후 △캐나다에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 제안 △그린란드 매입 강경 주장 △파나마 운하에 대한 권한 제기 △미국의 가자지구 점령·통치 등의 의사를 지속 표명하며 국제사회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지난 11일(현지시간)에는 미국의 뉴스 통신사인 AP통신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변경해 쓰라는 지침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백악관 집무실 출입을 금지했다.

김성해 작가의 신간 ‘제국 없는 제국주의 시대’는 트럼프 정부 하에 이처럼 급변하는 국제질서의 소용돌이에서 한국의 선택지를 고안한다. 특히 트럼프가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를 ‘자유주의적 국제질서(LIO)’의 정당성을 파괴하는 야욕으로 진단하고 이를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대영제국이 세계대전을 거치며 불가피하게 국제질서의 주도권을 미국에 넘겨주는 타협책으로 ‘영원한 제국’의 꿈을 어떻게 연장했는지, 또 그것을 통해 미국이 초제국으로 진화한 과정을 다룬다. 현재 지구상에서 끊임없이 벌어지는 크고 작은 전쟁들은 앵글로색슨제국(영국·미국)이 자의적으로 끊임없이 주적을 개발한 것 때문이라고 그는 분석한다.

이러한 그의 주장은 유럽과 미국 내 군·관료·기자 등 영역을 망라한 내부고발자들의 사례와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한다.

신냉전이냐 탈제국이냐의 갈림길에서 우리의 선택지는 무엇일지도 책에서 다루는 화두다.

현재 국제사회의 본질을 미중 갈등을 뼈대로 하는 ‘신냉전’의 관점에서 보느냐, 초제국 진영과 이를 깨려는 진영 간의 대립인 ‘탈제국’의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미국은 ‘필수 불가결한 강대국’으로도 ‘일방주의적 제국’으로도 보인다는 해석이다. 두 진영의 줄다리기 속 양쪽 모두로부터 견인 받는 한국의 유연한 대처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