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 부담 덜었어요"…광주 북구 교복장터 '발길'
11일 개장…연중 상설 운영돼
가계부담 경감·공유문화 확산
최고가 5000원…학부모 '만족'
북구·교육청·부녀회 적극협력
"보다 살기 좋은 광주 북구를"
2025년 02월 11일(화) 18:45
11일 오전 광주 북구 우산동 교복나눔장터에 새학기를 앞두고 교복을 장만하기 위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윤준명 기자
“물가가 많이 올라 아이들 새 학기 준비가 부담됐는데, 새것처럼 좋은 품질의 교복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 고마울 따름이죠.”

11일 오전 10시께 찾은 광주 북구 우산동 교복나눔장터. 이날부터 운영되는 나눔장터의 개장 시간에 맞춰서 새 학기 교복을 마련하려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중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의 교복을 장만하기 위해 매장을 찾은 신주희(43)씨는 “아이들 교복을 준비할 때마다 비용이 만만치 않았는데, 나눔장터에서 훨씬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면서 “교복의 품질이 좋고 가격이 저렴해 자녀의 교복이 작아지거나 해지면 다시 방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씨는 이날 10벌의 옷을 구매하고 3만2000원을 지불했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매장 문을 나섰다.

새 학기를 맞아 광주 북구와 (사)북구새마을부녀회가 협력해 상설교복나눔장터를 연중 운영하고 있다. 나눔장터는 광주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 자원 공유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운영돼 올해로 11년째를 맞이했다.

올해 북구새마을부녀회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광주 소재 34개 중·고등학교 교복 1800여벌에 더해, 2200여벌을 교육청으로부터 추가로 기증받았다. 바지, 셔츠, 조끼와 학교별 체육복 및 생활복은 모두 3000원에 제공되며, 가장 고가인 교복 재킷도 50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된다. 운영시간은 평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로, 집중 운영 기간인 2월 한 달 동안은 오전 10시부터 운영되며, 키오스크 운영도 병행된다.

11일 오전 광주 북구 우산동 교복나눔장터에 새학기를 앞두고 교복을 장만하기 위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윤준명 기자
각자 친구와 부모의 손을 잡고 매장을 찾은 학생들은 제 몸에 맞는 교복을 찾느라 여념이 없었다. 친구와 함께 온 이들은 서로가 교복을 입은 모습을 보며 어색한 듯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매장 안은 새 학기를 준비하는 설렘과 함께, 교복을 고르는 즐거움으로 활기가 넘쳤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최영오(13) 군은 “저렴한 가격에 교복을 판매하는 나눔장터는 친구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직접 다양한 크기의 옷을 입어보고 고를 수 있어서 좋다”며 “생애 처음으로 교복을 입고 등교할 생각에 벌써 설렌다. 다가올 중학교 생활도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공부도 열심히 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학부모들은 의류의 상태를 꼼꼼히 살피며 자녀들에게 가장 적합한 교복을 신중하게 고르는 모습이었다. 어느덧 교복을 입을 나이로 성장한 자녀가 거울 앞에 늠름히 선 모습을 보며 부모들은 대견한 듯 미소를 짓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의 교복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나타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김선주(43)씨는 “고물가 시대에 저렴한 가격으로 교복을 판매하는 나눔장터 덕분에 경제적인 부담을 덜 수 있었다. 특히 남학생들은 활동량이 많아 옷이 자주 해지기 때문에 앞으로도 자주 이용할 것 같다”며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좋은 사업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옥자 (사)북구새마을회장. 윤준명 기자
매장 직원으로 변신한 북구새마을부녀회원들은 손님들에게 필요한 크기의 교복을 찾아주고, 두고 간 옷들을 매대에 정리정돈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염옥희(59) 중앙동 부녀회장은 “지난해 2월동안 하루 평균 100여명의 인원이 매장을 찾았다. 학기 중에도 작아지거나 해진 교복을 새로 구매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찾아온다”며 “교복 상태가 너무 좋아 직접 입고 다니고 싶을 정도”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렇듯 학생과 학부모들의 꾸준한 호응 속에 나눔장터가 11년간 운영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학생들과 북구, 부녀회, 교육청 간의 긴밀한 협력이 있었다.

졸업생이 후배들을 위해 기증한 교복은 각 학교를 통해 교육청이 수합 및 세탁한 뒤 북구로 전달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모인 교복은 북구새마을부녀회원들의 자원봉사를 통해 나눔장터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된다. 판매 수익금 전액은 북구장학회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다시 학생들을 위해 사용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룬다. 일종의 ‘민관협력’ 프로젝트 성공사례인 셈이다.

북구새마을부녀회는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상설교복나눔장터’ 운영을 지속 전개할 계획이다.

김옥자 북구새마을부녀회장은 “취약가정 청소년을 대상으로 시작된 봉사활동이 많은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받는 사업으로 발전하게 됐다. 이는 북구 등 많은 이들의 협력이 있었던 덕분”이라며 “부녀회는 보다 살기 좋은 지역사회를 만들자는 일념으로 ‘상설교복나눔장터’ 등 사회 공헌 활동을 지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교복 구매 및 기증 등 상설교복나눔장터 운영 관련 기타 자세한 사항은 북구 주민자치과 또는 북구새마을부녀회에 문의하면 된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