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간 갈등이 부른 비극’…전남서 강력사건 잇따라
명절 연휴 목포서 아들 살해 60대
직장 그만둔 뒤 지속적 마찰 빚어
순천서 훈계하는 부친 상해 입혀
"공공·민간차원 갈등 해결 지원을"
직장 그만둔 뒤 지속적 마찰 빚어
순천서 훈계하는 부친 상해 입혀
"공공·민간차원 갈등 해결 지원을"
2025년 02월 04일(화) 18:36 |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
4일 목포경찰은 아들을 살해한 혐의(살인 혐의)로 60대 남성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명절 연휴 막바지던 지난 1일 오후 목포 상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함께 살던 아들 20대 후반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의 배경에는 부자 간의 오랜 갈등이 있었다. B씨는 지난 2023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1년여간 집에서만 지내오면서 아버지와 여러가지 문제로 꾸준히 마찰을 빚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근 A씨가 본인의 오래된 휴대전화 교체를 부탁하며 B씨에게 수십만원 상당의 현금을 전달했으나, B씨는 다른 용도로 모두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씨가 B씨의 방에 들어가 돈의 사용출처를 묻는 과정에서 B씨는 휴대전화 게임을 하며 무응답으로 일관했고, 격분한 A씨가 B씨의 몸을 흉기로 수차례 찌른 뒤 방치하면서, 결국 과다출혈로 사망에 이르게 됐다.
A씨는 범행 후 B씨의 방문을 닫은 채 자택에서 머물렀으며, 이틀이 지난 3일이 되어서야 “아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며 행정복지센터에서 근무하는 지인을 통해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B씨의 시신 곳곳에서 흉기에 찔리거나 긁힌 상처 등을 확인하고, A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자신의 범행에 대해 대부분 시인했으며,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영장이 발부되면 추가 조사를 거쳐 A씨를 송치할 예정이다.
앞서 순천에서도 훈계하는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상해를 입힌 20대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순천경찰은 4일 아버지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특수존속상해 혐의)로 20대 C씨를 조사 중이다. C씨는 지난 3일 오전 9시45분께 순천의 자택에서 50대 부친을 흉기로 찔러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그는 “방 청소를 좀 하고 살라”는 아버지의 훈계에 격분해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직후 부친 명의의 승용차를 타고 달아난 C씨는 1시간40분여만인 같은 날 오전 11시30분께 전북 정읍 호남고속도로 정읍나들목 인근에서 경찰에 의해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C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존·비속 간 범죄의 경우,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잦아 가족 구성원 간의 원활한 소통과 갈등 해결을 위한 공공·민간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서 조선이공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가족구조의 변화로 대화 부족, 정서적 교류 소홀로 인해 갈등이 쌓이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표출되는 경우가 있다”며 “존·비속 살해·상해의 경우 사회 전체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아 공공복지 정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족 관계 개선 프로그램과 정신 건강 치료 지원을 확대하는 등 상담 및 지원 서비스를 공공·민간 차원에서 적극 지원해야 한다”며 “지역사회 네트워크 구축 및 공동체를 활성화해 고립된 가정에 대한 개입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