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과잉생산에 폐기되는 ‘물김’ 대책 없는가
적정 생산으로 경쟁력 높여야
2025년 02월 02일(일) 17:20 |
지난해 10월부터 진도, 해남 등 전남에서만 3500여 톤의 물김이 폐기됐는데 오는 5월까지 그 양은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해남군의 2025년산 물김 생산량은 지금까지 3만301톤, 금액은 493억여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와 38%가 증가했다. 그러나 물김 생산량 증가로 위판가격이 포대당(120㎏) 4만~6만원 선으로 전월대비 83.4% 하락하면서 현재까지 600여톤의 물김이 폐기된 상황이다. 이미 2주 전 폐기된 167톤 대비, 2.8배가량 늘어나는 등 폐기 물량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김 생산량이 많은 진도, 완도, 신안 등 전남 서남권 지자체로 물김 폐기가 확대되는 형국이다. 가격도 폭락하고 있다. 지난해 한 포대에 20만원에 거래된 물김이 올해는 6만 3000원으로 70% 가까이 하락했다. 생산량이 급등하자 김을 가공 처리할 공장이 부족해졌고, 애써 키운 물김까지 모두 폐기되고 있다. 물김은 과잉생산으로 가격하락과 산지폐기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른김은 가격상승이 지속되는 등 기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결국 물김 생산자인 어민들에게 피해가 전가되고, 김 가공업체들만 배불리는 모양새다.
월평균 김 가격은 지난해 6월 1300원 선을 처음으로 돌파한 후 8개월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김은 ‘검은 반도체’로 불리며 어가소득에 효자로 꼽힌다. 하지만 과잉생산만 부추기고, 너도나도 김 양식에 뛰어들게 내버려둔다면 ‘제 2의 쌀’처럼 경쟁력을 잃을게 뻔하다. 결국 적정 생산만이 살 길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적정생산을 위한 시스템 구축을, 어가는 과잉생산을 하지 않는 노력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