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의 아이콘’ 안영규 “경험 바탕으로 발전 이뤄야”
●광주FC 선수단 을사년 출사표
2022년 복귀 후 3년 연속 주장
4년 연속 최고참으로 자리매김
지난 시즌 허벅지 부상에 투혼
올해는 팀 내 기여도 향상 목표
2025년 01월 19일(일) 18:14
광주FC 안영규가 태국 코사무이 마랄레이나 스포츠 리조트에서 진행 중인 전지훈련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올해도 이정효 감독과 동행하는 광주FC는 태국 코사무이에서 반전 드라마를 목표로 담금질에 한창이다. 전남일보는 올해 K리그1에서 파이널A,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에서 파이널 스테이지 진출을 노리는 광주FC 선수단의 각오와 다짐을 전한다. 편집자주



“유일한 1980년대생으로서 부담감과 책임감이 공존하죠. 올해는 체력과 건강을 잘 관리해서 팀의 발전에 더욱 도움이 되겠습니다.”

지난해 여러 차례 부상에도 불구하고 광주FC의 든든한 수비 라인을 책임지며 투혼을 발휘했던 안영규가 새해에는 ‘팀 기여도를 더욱 높일 것’을 목표로 삼았다. 최고참으로서 건강한 몸으로 팀의 성적 향상에 기여해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겠다는 각오다.

안영규는 19일 구단을 통해 “곧 새 시즌이 시작한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기 위해 선수들 모두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며 “추운 날씨지만 많이 경기장을 찾아서 응원해 주신다면 힘을 받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 반드시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2014시즌 대전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에서 K리그2 우승과 1부리그 승격을 견인한 그는 2015시즌 광주FC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며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알렸다. 2018시즌을 끝으로 성남FC로 떠났지만 2022시즌을 앞두고 광주FC에 복귀해 이정효 감독 아래에서 세 시즌 연속 주장을 맡았다.

안영규는 “주장을 맡으면서 팀에서 모범이 되어야 하고 선수들을 잘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며 “지난해 부상으로 선수단 합류가 늦었고 팀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생각도 많았다. 스스로에게도 화가 많이 났고,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고 복기했다.

안영규가 주장 3년 차가 됐던 지난해 광주FC는 K리그1에서 14승 5무 19패(승점 47)를 기록하며 9위에 머물렀다. 2023년 3위로 상위권에 올랐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였다.

그는 “팀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부족했다. 부상으로 인해 시작부터 좋지 않았고 여파가 시즌 중에도 이어졌다”며 “우리가 원하는 순위가 아니었다. 외부에서는 강등 위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선수들은 잔류할 것이라는 확신으로 큰 걱정 없이 시즌을 치렀다”고 언급했다.

광주FC는 K리그1에서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지만 창단 첫 아시아 무대에서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2024-2025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6차전 기준)에서 4승 1무 1패(승점 13·득실차 +6)를 기록하며 동아시아 2위를 질주했다.

광주FC 안영규가 태국 코사무이 마랄레이나 스포츠 리조트에서 진행 중인 전지훈련에 임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안영규는 “재밌게 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우리를 잘 모르고 제대로 대비를 하지 않다 보니 어려움을 느낀 것 같다”며 “K리그에서는 내려서는 팀들이 많아서 고충이 있었다. ACLE에서는 상대가 맞받아쳐주다 보니 우리만의 축구를 더 잘 구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K리그1과 ACLE, 코리아컵까지 3개 대회를 병행하는 광주FC에게는 선수단의 체력과 건강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에도 광주FC는 3개 대회를 병행하며 체력 저하와 부상 이슈로 고충을 겪었다.

안영규는 “선수들 모두 잘하고 싶고 이기고 싶었을 거다. 이런 일정을 처음 소화해 봤기 때문에 올해는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체력과 건강 등 여러 부분을 잘 관리해서 팀에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그는 4년 연속 광주FC의 유니폼을 입고 필드에 서지만 올해 광주FC는 이스나이루 헤이스가 복귀하고 박정인과 박인혁, 권성윤, 민상기, 이재환을 영입하는 등 변화의 폭이 크다. 두현석과 김경재, 이희균, 허율 등 전술 이해도가 높은 선수들도 떠났다. 새로운 선수단이 조화를 이루는 것도 비시즌 과제 중 하나다.

안영규는 “새로운 선수들이 우리 팀의 색깔과 축구에 빠르게 적응하고 이해해야 한다. 기존 선수들도 더 발전해야 한다”며 “잘했던 부분을 유지하고 팀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모두 노력해야 한다. 아쉬웠던 리그 순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생각을 모두가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이 안영규는 지난해 부주장을 맡았던 이민기에게 주장직을 넘겼다. 부주장에는 이강현과 김진호가 선임되며 주장단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팀 내 유일한 1980년대생으로서 올해도 최고참 역할은 이어나간다.

그는 “시원섭섭하다. 아쉬움도 있고 편안함도 있다”며 “(이)민기에게 짐을 넘겨준 만큼 옆에서 잘 도와줘야 한다. 부주장과 주장의 무게감이 다르기 때문에 충분히 조언을 해줄 것이고, 선수단에서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얘기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최고참이라는 부분에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더 생기는 것 같다”며 “다른 팀의 선배들을 본보기 삼아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감독님의 요구를 잘 이해하고 따라갈 수 있도록 잘했던 부분은 가져가되 새로운 부분에 도전하면서 빠르게 받아들이고 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