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합동 추모식 개최… "진상 규명 약속"
2025년 01월 18일(토) 15:04
18일 오전 11시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추모식이 열리고 있다. 뉴시스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합동추모식이 참사 21일 만에 진행됐다.

18일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국토교통부, 전남도 등은 이날 오전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 2층 국제선 대합실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추모식을 열었다.

‘우리가 함께 기억할게요’를 주제로 열린 이날 합동추모식에는 유가족 900여명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우원식 국회의장,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120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식은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는 진도씻김굿으로 시작해 국민의례, 희생자 애도 묵념, 헌화·분향, 내빈 추모사, 추모영상 상영, 편지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추모식에 참석한 유가족들은 세상을 떠난 가족들을 그리워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정부에 참사 원인을 밝히는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호소했다.

박한신 유족 대표는 “억울하게 돌아가신 희생자들의 한을 풀고 싶다. 자신들이 왜 죽었는지 알 수도 없는 참사 원인 밝히는 게 첫걸음”이라며 “하나의 숨김, 거짓도 없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밝혀 유족들과 참사에 관심을 가져주신 국민에게 알려달라. 정치권을 비롯한 관계 기관은 대한민국에서 같은 사고가 없도록 해달라”고 전했다.

이에 정부는 참사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을 약속했다.

최상목 권한대행은 “정부는 유가족 여러분과 같은 마음으로 여러분이 아픔을 치유하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해 나가겠다”며 “철저한 조사와 분석을 통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필요한 개선책을 조속히 마련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 이 과정에서 모든 조사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유가족 여러분에게 소상히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도 관련법안 발의 등 유족들을 돕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우원식 의장은 “국회는 지난주 12·29 여객기 참사 특위를 구성한 데 이어 어제는 피해자와 그 가족의 명예와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결의했다”며 “피해자와 가족에 대한 명예훼손은 명백한 범죄다. 2차 가해 예방을 위해 필요한 입법을 추진하겠다. 피해자와 유가족의 구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법제화하기 위해 특별법 제정에도 성심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그날 그 시간을 끝까지 기억해야 한다. 세상에 남겨진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이라며 “참사의 진상과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해서 다시는 우리 곁의 소중한 사람들이 떠나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표는 “돈을 위해 생명과 안전에 무관심했던 것, 돈을 아끼자고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 생명과 안전에 대한 투자가 부족했던 것, 무엇보다 사람의 생명을 경시하는 잘못된 것들을 반드시 원점에서부터 고쳐 나가야겠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하는 나라, 보다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겠다”고 말했다.

추모식을 마친 정부 관계자들과 유족들은 공항 활주로 참사 현장을 찾아 희생자들과 작별하는 시간을 갖는다.

한편, 지난해 12월29일 오전 9시3분께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동체만으로 착륙하려다 활주로 밖 로컬라이저 콘크리트 둔덕을 정면충돌하고 폭발했다. 사고로 탑승자 181명 중 승무원 6명, 승객 175명 총 179명이 숨졌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