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CEO·김이강>소확행의 길을 따라, 착한도시로 향하다
김이강 광주 서구청장
2025년 01월 16일(목) 17:43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표현은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에세이 ‘랑겔한스섬의 오후’에서 처음 사용한 말이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처럼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은 즐거움을 의미하는 이 개념은 시간이 지나며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단순히 큰 성취나 특별한 일이 아닌, 소소한 만족을 통해 삶의 가치를 발견하는 이 철학은 개인의 삶을 넘어 우리 사회와 정책에도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광주 서구는 주민들의 투표로 가장 주목받은 정책들을 선정한 ‘서구 소굿 10대 뉴스’를 발표했다. 흥미로운 점은 대규모 개발 사업이나 화려한 프로젝트보다는 주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작은 변화와 편리함이 높은 순위에 올랐다는 것이다.

1위를 차지한 ‘공유주차장’ 은 학교, 교회, 아파트의 주차장을 개방해 1900면의 주차 공간을 확보하며 저예산으로 높은 효율을 달성한 대표 정책으로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2위 ‘바로문자하랑께’는 민원 접수 후 48시간 내 신속하고 정확한 답변을 제공하며 친절 행정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3위 ‘천원국시’는 저렴한 가격에 따뜻한 한 끼를 제공하며, 일자리 창출과 우리밀 소비 촉진, 지역 상생이라는 1석 3조 효과를 거둬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어 ‘맨발로 조성’, ‘도심 속 생활공원 조성’이 각각 순위를 차지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었던 건, 주민들은 크고 멀리 있는 변화보다 가까운 일상 속 ‘소확행’을 가치 있게 여긴다는 점이다.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 작은 불편함을 해소하며, 더 나은 일상을 만들어가는 정책들이 주민들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이러한 정책들은 광주 서구가 지향하는 ‘착한도시’의 비전과도 일치한다. 착한도시란 주민의 삶을 진심으로 살피고, 불편함을 해결하며, 그 속에서 행복을 찾는 도시를 의미한다. 주민이 느끼는 행복과 만족은 정책의 크기나 예산 규모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작고 세심한 변화가 주민들에게 더 큰 감동과 공감을 준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초, 탄핵 정국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인해 국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고, 사회 전반에 걸쳐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러한 상황은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며 경제적 불확실성이 계속돼 소상공인들에게는 더욱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차원의 재정 확장 정책, 충격 완화 정책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현 정부는 작금의 상황을 수습하기에 급급할 뿐이다.

이런 가운데 서구는 ‘소확행’의 의미를 확장해 ‘소상공인을 위한 확실한 행복’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소상공인 특례보증 지원을 기존 1억 5천만 원에서 3억 5천만 원으로 확대해 자금난 해소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한편 ‘소상공인 경영지원센터’를 통해 경영 컨설팅과 마케팅 지원으로 소상공인들의 경쟁력 강화를 돕고 있다.

또한 ‘장사의신’과 ‘명장성공스쿨’을 통해 지역 명장들의 성공 노하우를 소상공인들에게 전수하고 있으며, 이들이 배움을 다시 골목에 전파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소상공인들의 상생과 성장을 돕고 있다. 이와 함께 ‘골목형상점가’ 지정으로 온누리상품권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구청이 직접 숨겨진 맛집을 발굴하고 홍보하는 ‘우리동네 골목맛집’사업을 통해 골목 상권에 새로운 활력도 불어넣고 있다.

올해는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확대해 소상공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갈 것이다. 또한, 소상공인들과의 정기적인 간담회와 소통 채널을 통해 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필요한 지원을 신속히 반영하는 정책을 강화할 계획이다. 서구는 소상공인들이 흔들리지 않고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작은 변화와 세심한 지원을 통해 ‘소확행’의 가치를 실현하는 착한도시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

이 모든 노력은 서구가 ‘소확행’의 길을 따라 착한도시로 향하는 여정을 보여준다. 주민들의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일상의 불편함을 덜어내며, 작지만 확실한 변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서구가 꿈꾸는 착한도시의 본질이다.

2025년 서구는 작은 기쁨이 모여 큰 희망이 되는 소확행의 가치를 품고 착한도시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다. 이 여정은 주민들과 함께 우뚝 서서 더 나은 일상을 만들어가는 따뜻한 공동체를 향한 발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