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체포>“법치는 살아있다…탄핵·구속으로 이어지길”
●尹 체포영장 집행 지켜본 시민들
광주역·터미널 등 TV 속보 집중
체포소식에 손 맞잡고 기쁨 표출
“물리적 충돌 없이 진행돼 다행”
“혼란·사회적 갈등 수습을” 염원
2025년 01월 15일(수) 18:43
광주 시민들이 15일 광주송정역 대합실에서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과정을 시청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끝까지 버티고 있는 모습에 답답했는데, 드디어 체포됐다고 하니까 속이 다 시원하네요.”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됐다는 소식에 광주 시민들은 ‘법치는 살아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15일 오전 찾은 광주 서구 광천동 광주종합버스터미널은 이른 아침부터 많은 인파로 붐볐다. 각기 다른 목적지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터미널 내 TV에서 전해진 뉴스 속보에 집중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대통령 관저에 진입했다는 소식이었다.

10시33분께 윤 대통령 체포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서로의 손을 맞잡고 ‘우리가 승리했다’고 소리를 높였다. 눈물을 글썽이는 시민도 있었다.

천안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던 60대 김모 씨는 “1차 체포영장 집행 때처럼 흐지부지 끝날까 봐 불안한 마음에 체포 소식이 들려오기 전까지 TV 앞에 자리를 지키고 서 있었다”며 “체포 절차가 물리적인 충돌 없이 평화롭게 진행돼서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80~90년대 계엄령을 경험하면서 생겨난 트라우마가 다시 떠오르면서 잠도 제대로 못 잤었다”며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한 윤 대통령이 제대로 처벌받고 진심으로 사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지윤(28)씨는 “비상계엄 이후 주말마다 집회에 참여하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했는데 오랜만에 마음 편히 발을 뻗고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다”며 “체포 이후 탄핵과 함께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져 구속까지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오전 광주 북구 중흥동 광주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텔레비전을 통해 상황을 지켜 보고 있다. 윤준명 기자
같은 시각 북구 중흥동 광주역 대합실에서도 열차에서 내린 많은 시민이이 TV를 통해 대통령 관저의 상황을 지켜봤다. 긴장한 표정으로 화면을 응시하던 시민들은 윤 대통령의 체포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야 발걸음을 옮겼다.

시민들은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에 불응해 왔던 윤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하며, 적법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이옥희(58)씨는 “지난 1차 체포가 무산됐을 때 큰 실망감과 분노를 느꼈다. 윤 대통령의 행위에 대해 엄중히 처벌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법이 누구에게나 공정하고 동등하게 적용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어수선한 탄핵 정국이 하루빨리 수습돼 국가가 정상적인 궤도로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다희(28)씨도 “윤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에 불응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당하다고 생각했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면서 “다행히 체포가 이뤄지게 됐지만, 윤 대통령이 수사에 적절히 협조하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가 든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물리적 충돌 없이 평화롭게 체포가 이뤄진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계엄 선포로 야기된 혼란과 사회적 갈등이 하루빨리 수습되기를 염원했다.

대학생 김자윤(23)씨는 “오늘은 대한민국이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는 점을 확인한 날”이라며 “앞으로의 절차도 공정하게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연초까지 사회적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어수선한 탄핵 정국이 빨리 수습돼 안정된 사회를 되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상아 ·윤준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