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어린이의 눈으로 돌아가 동심으로 바라본 세상
[신간]아가의 꿈
강상구│휴먼앤북스│1만2000원
2025년 01월 02일(목) 10:43
아가의 꿈.
동심의 문학이라 불리는 동시들을 읽으면서 여느 때보다 서늘한 겨울을 흘려보내는 건 어떨까.

전남도청 뒤 오룡상을 올라 사색에 잠겼던 한 저자가 펴낸 시집이 출간돼 화제다.

강상구 시인은 평소 등산을 하며 딱따구리, 뻐꾸기, 우거진 숲, 대나무, 천사 섬, 신안 바람 소리, 진달래꽃, 철쭉, 계곡물 등을 몸으로 느끼면서 마음 깊이 간직돼 있던 동심을 끌어낸다. 이렇게 끌어낸 동심은 그 대상을 동시화해 저절로 그의 시심(詩心)을 우러나오게 한다.

그에게 동시는 시의 원형이다. 맑은 어린이의 눈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도저히 불가능한 언어 행위이기 때문이다. 동시를 지을 때 마음이 맑아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시집 ‘아가의 꿈’은 지난 2016년 출간된 ‘아기별탄생’에 이어 8년 만에 나온 그의 두 번째 시집이다. 동심을 자극하는 총 90편의 시가 담겨 많은 독자에게 즐거움과 추억에 젖는 경험을 선사한다.

선배 문인들과 지역 시인들의 축하와 추천사도 잇따랐다.

허형만 시인은 이 시집에 대해 “공직자로서 바쁜 일정 속에서 글을 쓴다는 건 아름다운 일이자 축복이다”고 전했다.

윤수천 아동문학가는 “강 시인의 동시에는 개울에 놓인 징검돌을 폴짝폴짝 뛰어 건너는 것과 같은 즐거움이 있다”며 “장난기마저 느껴지는 그의 시에는 그가 문학을 대하는 마음이 어린이 마음과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좋은 동시들이 가득한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시집”이라고 평했다.

강 시인은 담양에서 초·중학교를 나와 광주 석산고, 조선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전남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선천의 권유로 대학교 1학년 재학 중 공무원에 임용돼 장흥군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그는 전남도청, 기획재정부 근무 등을 거쳐 현재는 전남도 에너지산업국장으로 재직 중이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