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곡의 현대사 관통한 신학철 작품 광주서 본다
●광주시립미술관 민주인권평화전 '시대의 몽타주, 60년 회고전'
17일부터 내년 3월까지 1·2전시실
예술검열 논란 '모내기' 등 90점
"민중미술 원로작가 작품 만날 기회"
17일부터 내년 3월까지 1·2전시실
예술검열 논란 '모내기' 등 90점
"민중미술 원로작가 작품 만날 기회"
2024년 12월 12일(목) 18:25 |
12일 찾은 광주시립미술관에 전시된 신학철 작 ‘한국현대사-갑순이와 갑돌이’. 박찬 기자 |
신학철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된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박찬 기자 |
광주시립미술관은 2024년 민주인권평화전 ‘신학철-시대의 몽타주, 60년 회고전’을 이달 17일부터 내년 3월30일까지 본관 1·2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신 작가의 1960년대 실험미술부터 1980년대 민중미술운동을 거쳐 21세기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작품 세계를 모두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해체와 재구성의 신체 몽타주 △망각된 역사의 소환 △시대를 위한 기념비 등 세 가지 섹션으로 나눠 그의 작품세계를 시대순으로 감상할 수 있게 구성했고 신 작가의 예술세계에 분기점이 된 작품들을 조명하는 특별 섹션도 마련됐다.
먼저 ‘해체와 재구성의 신체 몽타주’에서는 다양한 미술 사조의 영향을 받으며 사회 현실을 고민한 신 작가의 초기 작품들이 전시된다. 포토몽타주 기법의 생성 과정과 그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이어 ‘망각된 역사의 소환’에서는 과거의 역사를 통해 현재의 사건을 환기하며 전달하고자 한 주된 메시지를 담은 한국 근대사와 현대사 연작이 전시된다. 1980년대 민주화 과정에서 빠르게 변화한 한국 사회의 흐름과 거대 담론에서 개인의 서사로 전환되는 과정을 발견할 수 있다.
‘시대를 위한 기념비’는 중산층과 소시민들을 주인공으로 한 격동기의 역사와 삶을 조명한 작품들로 수놓는다. 시민들이 마음속 깊이 간직한 고향 풍경과 같은 이상향의 모습도 담겼다.
광주시립미술관 ‘신학철 - 시대의 몽타주, 60년 회고전’ 특별 섹션에는 신학철 작가의 작품과 관련한 아카이브들도 확인할 수 있다. 박찬 기자 |
12일 찾은 광주시립미술관에 전시된 신학철 작 ‘한국현대사-촛불혁명’. 박찬 기자 |
이번에 전시되는 ‘모내기’는 외부 반출이 여전히 금지된 1987년 작품이 아닌, 1993년 신 작가가 원작을 재제작한 작품이다.
원로 작가 신학철은 과거와 현재, 동시대를 거대한 시공간으로 분할하고 재구성해 이를 하나의 몽타주로 형상화하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특히 현실 비판의 참여미술과 서민미술이라는 두 가지 축을 지속적으로 추구해 예술의 사회적 실천을 강조했다.
이 같은 그의 의지는 격동의 시대 속 서민들의 삶과 이상세계가 투영된 작품들에서 나타난다. 그는 또한 단순히 민중미술을 넘어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창적인 작품 세계와 깊이 있는 사회적 메시지로 주목받아 왔다. 일본관동대지진·한국전쟁·민주화운동 등 당대 사건을 비판적 시각으로 그려냈다.
12일 찾은 광주시립미술관에 전시된 신학철 작 ‘일본 관동대지진 조선인 대학살’. 박찬 기자 |
김준기 광주시립미술관 관장은 “신 작가의 작품에 담긴 시대와 예술은 물론 삶의 진솔한 이야기를 느낄 수 있는 전시”라며 “한국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원로작가 신학철의 주요 작품들을 모두 확인할 기회다. 많은 관객이 전시관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