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찬성표 던지진 못해… 尹 대통령 자격 없다”
2024년 12월 07일(토) 20:06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며 울먹이고 있다. 김 의원은 “투표에 참여했으나 당론에 따라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뉴시스
뒤늦게 국회로 돌아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김상욱(울산남구갑) 의원이 “당론에 따라 탄핵안 찬성에 투표하지 못했지만, 헌정질서를 무너뜨린 대통령을 용인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7일 김 의원은 제418회 국회(정기회) 제17차 본회의에 상정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김건희 특검법) 부결 이후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본회의장을 떠났지만, 오후 6시50분께 본회의장으로 돌아와 탄핵소추안 투표를 진행했다.

이후 진행된 언론 인터뷰를 통해 김 의원은 “(본회의장으로) 오기가 쉽지 않았다”며 “저는 보수주의자다. 제가 생각하는 보수는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자유롭고, 개방적이다.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목숨 바쳐 지켜야 하는 것이 보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저는 오늘 표결에 참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 하지만 아직 당에 소속돼 있는 몸으로, 당론에 따라 (탄핵에) 동의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표결에는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국회의원의 의무이고 역할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인터뷰 도중 북받치는 감정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헌정질서를 무너뜨린 대통령을 용인한다는 것이 아니다. 국회에 무장한 군인이 들어왔다. 이번 계엄을 막지 못했다면 많은 국민들이 피 흘렸을 것”이라며 “이번 탄핵안이 부결되고 윤 대통령이 또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다음 탄핵 때는 반드시 찬성에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의원은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힌 채 정치생명을 그만둬야 한다는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 정치를 시작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이번 계엄을 막고 새로운 정치를 열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한 일”이라며 “대한민국은 정치는 더 건강해져야 한다.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 정당 정치 아래 더 건강한 진보와 건강한 보수가 발전적인, 선의의 대결을 하는 정치 생태계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어 “국가 혼란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자격이 있는 자가 정당한 경쟁을 거쳐서 대한민국을 다시 이끌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의원은 국민의힘 내 친한(친한동훈)계 소장파로 분류된다. 김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나오면서 부끄러움 느껴 의총장으로 가지 않았고, 도망치듯 서울역으로 갔다. 기차를 타기 직전 발걸음을 돌려 국회로 왔다”며 의원총회장의 상황 묻는 취재진들에 내부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