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도시 LA를 가다<4·끝>"100년 간 쌓은 美 콘텐츠를 반짝 한류로 모방은 금물'
케빈 김 브레이브 터틀스 대표
K-디즈니 육성 전략 수립 적기
미국처럼 인기캐릭터 발굴돼야
국내 웹툰·영화 등 연계도 필요
"투자처 만날때 한류 자부심 커"
2024년 12월 04일(수) 17:44
케빈 김 브레이브 터틀스 대표
“100년이 넘는 미국 콘텐츠 산업은 긴 역사를 기반으로 체험형 테마파크 등이 만들어졌습니다. 그걸 따라 한다는 것은 오랜 시간 콘텐츠 개발과 투자가 뒤따라야 합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스타트업에 도전한 케빈 김 브레이브 터틀스 대표는 전남의 K-디즈니 전략에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케빈 김 대표는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이 갑자기 생겨난 게 아니다. 정말 오랫동안 많은 콘텐츠를 쌓아왔고 수많은 캐릭터들을 모아 만든 문화 공간이 미국의 테마파크다”면서 “이런 이유로 한류 열풍이 부니 당장 디즈니처럼 만들겠다는 생각은 조금 걱정이 앞선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디즈니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제작 영화를 소재로 하나, 하나씩 채워나갔다”며 “많은 콘텐츠를 좋아하고 소비하고 싶은 사람들이 방문하게끔 하고 있다. 다만 최근 웹툰, 영화 등 K-콘텐츠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어서 전남의 K-디즈니 육성 전략은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디즈니처럼 ‘플라이휠’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김 대표는 “디즈니는 사랑받는 캐릭터를 통해 평생 디즈니를 찾는 충성 소비층을 만들었다. 월트 디즈니가 고안한 ‘플라이휠’ 전략이다”면서 “결국 지갑을 열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단순히 놀이기구 타러 왔다면 두 번 이상 오지 않는 신세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최근 국내 웹툰 등이 인기가 많다. 이런 콘텐츠를 잘 녹여 낸다면 전남만의 체험형 콘텐츠 공간으로 주목받을 것 같다”고 자문했다.

미국에서 창업한 메타버스 게임 스타트업 ‘브레이브 터틀스’도 한류를 이끌 선봉장으로 크고 있다.

케빈 김 대표는 “CG 아티스트, FX 아티스트로 10년 이상 미국, 유럽, 호주 등지의 회사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2016년부터 두 명의 지인과 함께 5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서 2021년에 메타버스 콘텐츠 스타트업을 창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첫 번째 만들었던 게임이 ‘ Z’ 런웨이 라고 하는 패션쇼 게임이다. ‘제페토’라는 플랫폼에서 지난 2022년 11월 출시했고, 현재는 제페토의 탑 월드일 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두 번째 게임인 ‘리프트 헌터스’가 ‘로블록스’ 플랫폼에서 론칭했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 내 콘텐츠 시장에서 한류의 위상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누구나 느끼겠지만 지금 K-콘텐츠의 최고 전성기다. 단순 콘텐츠뿐 아니라 한국이란 자체 이미지에 대한 관심이 많이 높아졌다”면서 “바이어를 만나면 예전엔 북한에서 왔냐고 묻는 분들도 있을 정도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투자 내용에 집중할 수 있을 정도로 한국의 이미지가 커졌다”고 자부했다.

미국 콘텐츠 시장은 실력이 곧 경쟁력이라고 꼽았다.

그는 “그야말로 진검승부다. 한국 콘텐츠가 요즘에 잘나가긴 하지만 미국이 아직 동양인 대표한테 투자를 쉽게 하거나 그런 거는 좀 흔치 않다”면서 “좋은 아이템을 만들고 좋은 성과를 만들어냈을 때는 당연히 투자가 따라온다”며 미국 내 창업에 대한 어려움도 토로했다.

그는 미국 콘텐츠 시장에 대해 “매우 크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본다. 인구가 많다보니 여러가지 콘텐츠들이 소비하는 다양성을 갖췄다. 우리나라의 유행에 민감한 점과 대조를 이룬다”며 “한국에서 잘 안되는 콘텐츠가 미국에서 통할 수도 있다. 미국 감성의 다양성 때문이다. 그렇다고 실력을 갖추지 못한다며 생존하기 쉽지 않다”고 미국의 높은 벽을 전했다.
LA=김성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