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과 고려인>헝가리 소수 집단, 전쟁에 대해 양가적 감정 지녀
<68>우크라이나 트란스카르파티아의 헝가리 소수민족 문제
유럽연합 가입 걸림돌, 트란스카르파티아의 헝가리 소수민족 지위와 권리문제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그리고 루마니아와 국경을 같이하고 있어서 갈등
트란스카르파티아는 천년 동안 헝가리의 일부였지만 현재는 우크라이나 영토
EU 가입 위해 우크라이나는 헝가리 측이 원하는 모든 것을 양보해야 할 처지
유럽연합 가입 걸림돌, 트란스카르파티아의 헝가리 소수민족 지위와 권리문제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그리고 루마니아와 국경을 같이하고 있어서 갈등
트란스카르파티아는 천년 동안 헝가리의 일부였지만 현재는 우크라이나 영토
EU 가입 위해 우크라이나는 헝가리 측이 원하는 모든 것을 양보해야 할 처지
2024년 11월 28일(목) 16:18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회담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
이미 2023년 12월 EU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EU 가입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지만, 헝가리에 의해 차단되었다. 그 이유는 우크라이나 내 트란스카르파티아(Transcarpathia) 지역 헝가리 소수민족의 지위와 권리문제와 관련이 있다. 특히 헝가리는 EU 위원회의 공식 규정을 넘어서는 비우크라이나어 사용 금지라는 맥락에서 헝가리 내 다른 소수민족의 권리가 우려되고 있다고 문제 제기됐다.
첫째, 트란스카르파티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어떤 역사적 배경을 가진 지역인가? 트란스카르파티아는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 중 하나로 루마니아, 헝가리, 슬로바키아, 폴란드 등 EU 회원국 4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헝가리 출신들이 상당히 많다.
트란스카르파티아는 천년 동안 헝가리 왕국의 일부였으며, 19세기 중반에 이 지역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일부가 되어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그 일부였다. 헝가리가 이 지역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이 지역과의 깊은 역사적 연관성 때문이다. 1918년부터 1919년까지 이 땅은 처음에는 우크라이나 서부 인민 공화국, 그다음에는 루마니아, 그다음에는 헝가리의 지배를 받았다. 1920년 트리아농 평화 조약이 체결되었으며 이에 따라 트란스카르파티아는 새로 형성된 체코슬로바키아로 이전되었으며 그곳은 ‘서브카르파티안 루스’로 알려지게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이 지역은 다시 헝가리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1944년에 트란스카르파티아는 소련군에 의해 점령되었으며, 그 지원을 받아 영토 독립체인 ‘트란스카르파티안 우크라이나’가 그곳에 나타났다. 소련은 이 지역을 체코슬로바키아에 돌려주는 것을 거부했고, 1945년 6월 당시 체코슬로바키아 대통령 베네스는 모스크바와 협정을 체결했으며 이에 따라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트란스카르파티아가 우크라이나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에 포함되었다. 소련 연방이 붕괴된 후 그 영토는 우크라이나 일부가 되었다.
그래서 이 지역은 헝가리의 역사적, 문화적 유대가 강한 곳이다. 현재 우크라이나 서부 트란스카르파티아에 거주하는 헝가리 공동체 인구의 수는 150,00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에 인구는 베레호베 지역 76.15%, 우즈호로드 지역 33.36%, 비노라디브 지역 26.17%(이 세 지역은 국경이 바로 접해 있음), 무카체보 지역 12.69%를 구성한다.
1990년대 이후 트란스카르파티아 헝가리인들은 영토 자치권 창출을 시도했으나 우크라이나 당국에 의해 거부되었다. 때때로 헝가리 국민들은 헝가리 민족이 살고 있는 우크라이나 트란스카르파티아를 합병하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그들은 실지 회복을 해야 하는 역사적 영토로 생각하고 있다. 이처럼 트란스카르파티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역사적으로 분리주의 가능성이 제기된 유일한 지역이다.
이곳 사람들은 우크라이나 TV보다는 헝가리 TV를 시청한다. 젊은이들은 학업과 취업을 위해 헝가리로 간다. 거리에서는 우크라이나어나 러시아어가 거의 들리지 않으며, 헝가리어 간판 일색이다.
트란스카르파티아는 다민족 지역이다. 여기에는 많은 민족이 섞여 있다. 이곳 사람들은 실제로 전쟁이 아닌 평화를 원한다. 우크라이나의 헝가리 소수 집단은 전쟁에 대해 양가적인 감정을 느낀다. 한쪽은 헝가리이고 다른 쪽은 우크라이나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시점에서 트란스카르파티아의 헝가리 소수민족의 상황과 관련된 우크라이나와 헝가리 간의 긴장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국경을 개방하고 소수민족의 언어 및 권리에 관한 법률을 EU 규범과 조화시키고 우크라이나가 EU에 의해 승인된다면 상황은 상당히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우크라이나는 헝가리어를 포함한 학교 교육에서 소수 언어 사용을 심각하게 제한해 오고 있다. 2015년부터 우크라이나는 소수민족의 권리를 축소하는 입법안을 채택했다. 헝가리인 공동체의 모국어 사용 능력은 교육, 문화, 미디어 분야 등에서 심각하게 제한되었다. 2017년 9월 우크라이나 의회에서 교육에 관한 법률이 채택되면서 헝가리어를 포함한 학교 교육에서 소수 언어 사용을 심각하게 제한했다. 2019년 4월 우크라이나 의회가 우크라이나어 독점 사용에 관한 법률을 채택했다. 6개월 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수민족 대표자들이 모국어로 완전한 교육을 받을 권리를 사실상 박탈하는 완전한 일반 중등 교육에 관한 법률에 서명했다. 2020년부터 학교에서 소수 언어를 가르치는 것이 완전히 중단되었다. 2021년 7월 1일부터 우크라이나에서 헝가리인은 원주민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크림 타타르인, 카라임 족, 크림착은 원주민으로 인식되지만, 러시아인이나 헝가리인은 아니다. 2023년 5월 말, 우크라이나 의회는 유럽 연합 언어 중 하나로 교육이 진행되는 학교를 우크라이나어로 교육하는 전환을 2024년 9월 1일까지 연기했다.
우크라이나의 이러한 주요 목표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어의 활동을 제한하는 것이었음에도 헝가리어도 이 문제에 직면했다. 헝가리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이러한 움직임에 당혹감을 불러일으켰다. 부다페스트의 경우 우크라이나 트란스카르파티아 지역의 헝가리 공동체 규모를 고려할 때 ‘언어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셋째, 트란스카르파티아 대부분 헝가리인은 우크라이나 여권뿐만 아니라 헝가리 여권도 가지고 있다. 현재 트란스카르파티아 지역에 거주하는 약 10만 명의 우크라이나인이 헝가리 여권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법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시민이 두 번째 시민권을 자발적으로 취득하면 우크라이나 여권이 상실된다. 하지만 실제로 시민권 박탈 메커니즘은 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으며 일반적으로 두 개의 여권 소지자에 대한 처벌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헝가리 외무부 장관은 “이중 시민권은 유럽 연합의 일반적인 관행이며, 이 문제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반대는 EU와 NATO에 통합하려는 우크라이나의 의도가 경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했다. 또한 헝가리는 대다수의 해외 헝가리인에게 헝가리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주로 헝가리와 EU 회원국 간의 국경으로서 그들의 민족 국가에 속한다는 상징적 행위라는 것이다. 소수민족, 즉 세르비아와 우크라이나 출신의 헝가리인에게 헝가리 시민권을 취득하는 것은 EU 국가의 국경을 개방하기 때문에 순전히 실용적인 의미에서 매력적이다.
반면에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트란스카르파티아 주민들에게 헝가리 여권을 발급한 것에 분노했다. 트란스카르파티아 우크라이나 정치인들은 헝가리 의회의 이러한 결정을 우크라이나의 주권에 대한 위협으로 즉시 보았다. 이중 국적을 인정하지 않는 우크라이나 당국은 트란스카르파티아 헝가리인들에게 헝가리 여권이 발급되는 것을 막고 있다.
하지만 트란스카르파티아 지역에서는 베레호베와 우즈호로드의 헝가리 영사관은 지역 주민들에게 헝가리 시민권을 제공해 왔다. 우즈호로드 지역 의회에서는 여권 취득 과정을 방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베레호베와 주변 정착촌은 헝가리어를 사용한다. 그리고 우즈호로드 사람들은 국경 다른 국가로 나가 근무하기도 하는데 아주 가까운 거리다. 게다가 헝가리의 급여는 우크라이나보다 10배 더 높다.
넷째, 우크라이나 트란스카르파티아에서 헝가리 소수민족에 대한 권리가 탄압되고 있다. 무카체보 시와 지역 마을의 공공 기관에서 헝가리 국기가 제거되었고, 트란스카르파티아 헝가리 문화 협회와 가까운 헝가리 기관의 여러 책임자가 해고되었다. 헝가리는 트란스카르파티아에서 우크라이나가 헝가리 소수민족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이들이 유럽으로 가는 길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헝가리는 EU의 다수 국가와 달리 우크라이나 소수민족의 권리 침해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수년 동안 트란스카르파티아에서 헝가리인의 불안한 상황은 우크라이나와의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해 왔다.
유럽 평의회 베니스 위원회가 소수민족에 관한 법률을 포함한 다수의 우크라이나 법안을 조정하도록 권고하기도 했다. 이는 모국어로 교육을 받기 위해 우크라이나 내 소수민족의 권리가 인정되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섯째,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트란스카르파티아 문제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헝가리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하여 트란스카르파티아의 헝가리 소수민족에 대한 정책에 영향을 미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헝가리는 트란스카르파티아에 있는 헝가리 소수민족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한다. 따라서 헝가리는 우크라이나에 군인 파견, 무기 공급 또는 무기 운송을 위한 영토 제공을 확고히 거부했다. 동시에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 후 헝가리 소수민족의 권리를 보장하는 헝가리-우크라이나 협력에 대한 포괄적인 합의의 필요성에 주목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헝가리는 트란스카르파티아 문제로 EU 및 NATO 회원을 활용하여 우크라이나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따라서 어떤 의미에서 우크라이나가 이 두 조직에 통합되는 구성원과 과정은 헝가리에 달려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헝가리는 우크라이나가 유럽 통합을 위한 길에서 그들로부터 양보를 강요하며 자신의 이점을 활용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헝가리가 역사적 관계를 맺고 있는 트란스카르파티아 지역에서 소수민족 권리에 대한 일부 개혁을 수행하지 않고 우크라이나가 EU 회원이 되는 것은 극히 어렵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트란스카르파티아 문제에 대해 헝가리와 우크라이나의 관계를 요약하면, 이 문제는 여전히 양국의 이해관계가 갈라지는 지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이 문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에 관한 헝가리의 정책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헝가리가 우크라이나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면 우크라이나의 EU 통합 과정이 중단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섯째, 우크라이나는 헝가리의 EU 가입 동의를 얻기 위한 조건인 헝가리의 11가지 요구 사항을 모두 이행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그것은 학교 교장이 특정 과목을 우크라이나어 또는 헝가리어로 가르치기로 한 결정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것 금지, 교육 과정에서 헝가리어 사용에 대한 입법적 지원, 헝가리어 수업을 통한 국가적 소수민족 학교의 지위 반환, 고등 및 중등 전문 교육 기관의 수업 언어 선택 권리 보장, 언어 분야에서 법률 적용 영토 범위를 결정할 때 행정 단위와 정착이라는 개념 사용, 언어권 이행을 위한 조건은 소수민족 인구의 10% 비율, 지명 표시에 대한 언어 제한 해제, 우크라이나의 법률 시스템에 문화적 자율성 개념 포함, 국경일 축하 권리 보장, 그리고 의회, 지방선거, 국민투표에서 언어의 자유로운 사용을 보장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이러한 요구 중 많은 부분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지만, EU 가입이 헝가리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상황에서 키이우 정권은 갈 곳이 없어 보인다. 따라서 우크라이나는 헝가리 측이 원하는 모든 것을 양보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김영술 전남대 글로벌디아스포라연구소 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