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실점’ 전남드래곤즈, 김종민 퇴장 변수에도 플레이오프 진출
부산 상대로 0-0 무승부
24일 서울이랜드와 격돌
2024년 11월 21일(목) 21:45
전남드래곤즈 선수단이 21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부산아이파크와 하나은행 K리그2 2024 준플레이오프에서 0-0 무승부를 거두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남드래곤즈는 퇴장 변수에도 굴하지 않았다. 후반 막바지 수적 열세에도 부산아이파크를 상대로 탄탄한 수비를 구축하며 무실점으로 1부리그 승격을 향한 1차 관문을 통과했다.

전남은 21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부산과 하나은행 K리그2 2024 준플레이오프에서 0-0으로 무승부를 거뒀다. 전남은 부산과 승부를 가리지 못했으나 무승부 시 정규 라운드 상위 팀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정에 따라 플레이오프에 오르게 됐다.

이로써 전남은 오는 24일 오후 4시30분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서울이랜드FC와 승강 플레이오프 티켓을 두고 단판 승부를 펼친다. 정규 라운드 하위 팀인 전남은 이날 경기에서 승리해야 2차 관문을 통과할 수 있다.

이장관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승리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현재 가동할 수 있는 최정예 라인업을 꺼내들며 선제 득점으로 경기를 유리하게 풀어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감독은 이날 4-1-4-1 포메이션을 활용하며 유로쥬 플라카를 홀로 최전방에 세웠고 김건오와 조지훈, 발디비아, 윤재석을 2선, 최원철을 3선에 투입했다. 김예성과 유지하, 홍석현, 김용환으로 포백을 꾸렸고 류원우가 골문을 지켰다.

무승부가 없어야 하는 승부답게 경기 초반부터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전반 3분 음라파가 머리로 띄워준 공을 유헤이가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를 강타하며 위기를 넘겼고, 4분 뒤 조지훈이 밀어준 공을 발디비아가 중거리슛으로 연결했으나 골포스트 옆으로 흘러나갔다.

한차례 공방을 주고받은 뒤 전남으로서는 가슴 철렁한 장면이 나왔다. 전반 8분 김용환이 수비 진영에서 김륜성과 공 없는 상황에서 충돌했고, VAR실의 시그널을 받은 설태환 주심이 온 필드 리뷰를 실시했으나 옐로카드가 나오며 한숨을 돌렸다.

전반 중반에도 공방이 이어졌다. 전반 16분 이동수가 수비 진영에서 길게 오린 고을 음라파가 머리로 방향을 바꿨고, 김륜성이 크로스로 이어갔으나 류원우 골키퍼가 몸을 던지며 잡아냈다.

전반 18분에는 조지훈이 부산의 전개 상황에서 몸을 날리며 끊어낸 공을 플라카가 먼 거리에서 구상민 골키퍼의 키를 넘겼으나 골대 위로 떴고, 2분 뒤에는 라마스의 프리킥을 류원우 골키퍼가 펀칭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전반 중반을 넘어서며 소강상태가 된 가운데 전남은 후반을 시작하자마자 위협적인 장면을 맞았다. 후반 1분 유헤이가 뒤로 돌려준 공을 받은 음라파의 슈팅이 크로스바 위로 떴다.

후반 중반으로 가면서는 다시 공방전이 시작됐다. 후반 17분 우측면에서 김용환의 크로스를 윤재석이 뛰어오르며 발을 뻗어잡아냈고 슈팅까지 연결했으나 힘이 덜 실리며 구상민 골키퍼 품으로 향했다. 1분 뒤에는 라마스의 슈팅을 발디비아가 발을 뻗어 저지하며 위협적인 장면을 내주지 않았다.

무승부가 패배와도 같은 부산은 공세를 더 강화했다. 후반 20분 라마스의 중거리슛을 류원우 골키퍼가 손바닥으로 쳐냈고, 4분 뒤에는 유헤이의 슈팅이 골포스트 옆으로 빗나갔다. 후반 26분 페신의 슈팅은 최원철이 발로 막아냈다.

부산의 공세를 잘 버텨낸 전남은 갑작스러운 위기를 맞았다. 이장관 감독은 후반 38분 김종민과 조재훈을 투입하고 플라카와 발디비아를 불러들였다. 하지만 김종민이 투입된 지 11초 만에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팔꿈치 사용으로 레드카드를 받았고, 설태환 주심이 VAR실과 교신했으나 원심이 유지됐다.

수적 열세의 전남은 버티기에 돌입했다. 득점을 노리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수비에 무게를 더했다. 결국 추가시간 9분까지 실점 없이 버텨냈고, 무승부로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장관 감독은 경기 후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 예상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진정한 우리의 승리라고 생각한다”며 “수비 숫자를 많이 놓고 안정적으로 갔는데 그 부분이 주효했다. 김종민의 퇴장으로 인해 당황할 수 있었지만 전남의 힘을 발휘해줬다”고 총평했다.

이어 “벌써부터 선수 구성에 대한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하다. 중요한 자원에게 퇴장이라는 큰 변수가 생겼다”며 “상대에 대한 대처보다는 세 경기 연속 무실점을 하고 있는 우리의 분위기를 잘 끌고 가야 할 것 같다. 이 부분을 자신감과 안정감으로 연결한다면 플레이오프도 잘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