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 내 대사관, 폐쇄 하루 만에 정상화… "가짜 경고"
2024년 11월 21일(목) 10:59 |
2022년 5월 자료사진에서 우크라이나 키이우 소재 미국 대사관에서 직원들이 성조기를 게양하고 있다. 뉴시스 |
20일(현지시각) CNN 등에 따르면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오늘 출근하지 않은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들이 내일은 출근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전날 잠재적인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입수했다면서 키이우에 있는 미국 대사관을 임시 폐쇄한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미국 등 다른 국가들이 대사관을 철수하는 것은 중대한 위협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읽히는데, 이어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도 키이우 자국 대사관 문을 닫는 등 공습에 대한 우려가 커졌었다.
밀러 대변인은 ‘잠재적 위협’이 어떤 것이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광범위한 요인에 근거해” 해당 결정을 내렸다고 언급하면서 “우리는 직원들의 안전과 안보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것은 오늘 우리의 자세를 바꿨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수도에 대한 중대한 공격에 대해 알지 못하지만, 우리는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의 최신 평가를 바탕으로 안보 태세를 유지하고 있고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매우 신중하게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혼란을 주기 위해 가짜 정보를 유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가 외교관과 텔레그램 채널, 군인 등에게 공습 경고 메시지 등 가짜 경고를 퍼뜨려 정보전 및 심리전을 벌였다”고 비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오늘 일어난 정보 주입과 일부 패닉 메시지가 전송된 것은 모두 러시아를 도울 뿐”이라며 “모두들 스스로를 돌보고 우리 군을 도우며 다른 사람들이 그들의 이익을 위해 여러분의 감정을 이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전날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본토를 처음 공격한 이후 벌어졌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같은 날 핵 사용 문턱을 낮춘 핵 독트린(핵 교리) 개정안에 서명한 바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러시아는 공격자가 핵무기 비(非)보유국이더라도 핵무기 보유국의 참여나 지원이 있는 때 이를 ‘공동 공격’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이에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는 이날 영국·프랑스산 스톰 섀도(스칼프)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지역에 발사했다.
한편,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은 이날 우크라이나가 자국에 장거리 타격을 하면 반드시 대응하겠다고 다시 한번 으름장을 놨다. 나리시킨 국장은 "일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러시아 영토 깊숙이 서방 무기로 장거리 타격을 조장하려는 시도는 처벌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